우에노 치즈코 도쿄대 교수는 ‘고독사’란 말에 어린 부정적 그림자를 걷어내고 ‘집에서 홀로 맞는 죽음’이란 표현을 붙였다. 뉘앙스가 좀 낫다.
우에노 교수는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어른의시간)에서 먼저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연결된 임종콤플렉스를 졸업하는 방법을 들려준다.
[사진=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우에노 치즈코 지음, 송경원 옮김/어른의시간] |
현대 사회에서 죽음에 임박해 가족이나 친척을 ‘전원 집합’시키는 건 사실 이상한 일이다. 24시간 자리를 지킬 수도 없을 뿐 아니라 혼수상태에서의 작별인사라는 것도 무의미하다. 그런데도 임종을 지키지 못한 걸 큰 불효로 여기며 평생 죄책감을 갖고 산다.
저자는 이런 임종 콤플렉스에서 벗어나려면 평소에 자주 찾아뵙는게 좋다고 말한다. 그래야 임종 시기도 가늠할 수 있고, 설사 임종을 지키지 못했더라도 감사의 작별 인사로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죽음을 맞는 공간이 다시 가정으로 회귀하는 최근의 흐름을 들려주면서, 병원에서 마치 전쟁 치르듯 숨을 거두는 대신 집에서 편안한 죽음을 맞는 법을 찬찬히 일러준다. 초고령사회에서의 죽음은 육체의 소멸이라고 보면 된다. 먹지 못하고 서서히 기능이 멈추면서 임종 직전에는 뇌에서 엔도르핀이라는 천연 진통제가 한꺼번에 나와 모르핀과 같은 작용을 하게 된다. 그가 들려주는 생리학적 죽음의 과정은 차라리 장엄하고 고요하다. 죽음에 관한 기존의 상식을 깨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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