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최순실 게이트 수사] 조원동 檢 출석 “경제수석 지냈다는 사람이...부끄럽다”
-전화로 이미경 CJ부회장 경영퇴진 압박

-최순실 단골 성형외과 특혜지원 의혹도

-검찰 소환된 현 정부 세번째 靑 수석

-오전엔 ‘음주측정 거부혐의’ 법원서 항소기각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미경(58) CJ그룹 부회장의 퇴진을 압박하며 경영개입 논란을 불러온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17일 오후 검찰에 출석했다.

이날 오후 1시48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들어선 조 전 수석은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나라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경제수석을 지냈다는 사람이 이런 자리에 와 있다는 거 자체가 부끄럽다”고 밝혔다.


이미경 부회장의 퇴진을 강요한 사실을 인정하는지 묻자 “오늘 검찰에서 한 점 숨김없이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조 전 수석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 이어 현 정부 수석비서 출신으로는 세 번째로 검찰 조사를 받게 됐다. 조 전 수석은 지난 2013년부터 2014년 6월까지 박근혜 정부 초대 경제수석을 지낸 바 있다.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조 전 수석을 상대로 CJ그룹 경영개입 의혹을 집중 추궁할 방침이다.

조 전 수석은 2013년 말 손경식 당시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부회장의 경영 퇴진을 요구한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조 전 수석은 퇴진 요구가 대통령(VIP)의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고, “좀 빨리 가시는 게 좋겠다.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도 말했다. 검찰 수사 가능성을 압박하며 기업 경영에 개입한 정황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동생 이재현 회장이 당시 횡령과 배임ㆍ탈세 등의 혐의로 구속수감되자 이 부회장은 경영공백을 메우려 외삼촌인 손 회장과 함께 경영 전면에 나선 상태였다.

법조계에서는 조 전 수석의 경영권 간섭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의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지시한 증거까지 확보되면 박 대통령도 혐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검찰은 지난 14일 조 전 수석의 서울 강남구 대치동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일각에서는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CJ 계열의 케이블 방송채널 tvN이 박 대통령을 풍자하는 코미디 프로그램을 내보낸 것이 정권의 미움을 산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제기됐다. 또 CJ가 대선을 앞두고 배급한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후보가 보고 눈물을 흘린 것이 이슈가 되면서 정부와의 관계가 더욱 껄끄러워졌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유전병 치료와 요양을 이유로 2014년 하반기 미국으로 건너간 뒤 현재까지 국내에 귀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외에도 조 전 수석은 최순실(60) 씨 모녀가 단골이었던 서울 강남 모 성형외과의 해외 진출 등 특혜 지원을 지시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조 전 수석을 상대로 이 부회장 퇴진 요구 발언의 취지와 배경을 확인하고 박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조 전 수석은 교통사고를 내고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도 참석했다. 재판부가 항소를 기각해 조 전 수석은 원심에서 선고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이 유지됐다.

기자들이 오전에 법원에 오고 오후에 검찰에 온 심정을 묻자 조 전 수석은 “너무 참담하다”고 털어놨다.

joz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