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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엘시티 의혹 수사] ‘회장과 황제계주’ 수상한 자금흐름 파악, 검찰 현미경 수사
[헤럴드경제=윤정희(부산) 기자]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사업을 시행한 청안건설 이영복 회장과 최순실 사이에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의심받는 ‘청담동 황제계주’ 김모(75세) 씨와의 의심스러운 자금거래에 대해 검찰이 현미경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영복 회장이 가입한 황제계에는 모두 25명의 계원이 있는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이중 확인된 주요인물은 이영복 회장과 계주 김 씨, 김 씨와 같은 건물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박모 씨와 최순실ㆍ최순득 자매들이다.

계주 김 씨와 이 회장은 비교적 오랜 친분관계로 강남에서 수입의류 사업을 하던 김 씨가 부산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서로 알게됐다. 엘시티 사업을 앞두고 2011년 계주 김 씨의 권유로 이 회장의 가입이 이뤄졌다. 최순실 씨는 또다른 계원의 소개로 2013년 황제계에 가입했으며, 최순득 씨는 최순실 씨의 소개로 같은 해에 가입이 이뤄졌다.

부산지검은 16일 오후늦게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17일 오전 일찍 계주 김 씨의 압구정 사무실과 같은 건물에서 유흥주점을 운영하던 박 씨의 가게ㆍ자택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이 회장의 비자금을 면밀히 조사하던 중 김 씨ㆍ박 씨와 수상한 자금 흐름을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검찰은 압수수색 이유를 밝혔다. 이 회장과 최순실 씨의 황제계 가입 사실이 이미 알려졌고, 이 회장을 검거한지 거의 일주일 만에 압수수색에 나선 이유를 ‘수상한 자금흐름’이 파악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부산지검은 17일 오후 압수물을 부산지검으로 가져와 본격적인 분석에 들어갔다. 이 때문에 주위에선 단순히 곗돈을 보낸 정황뿐만 아니라 이 회장과 김 씨가 거액을 주고받은 사실과 곗돈과 다른 성격의 돈을 김 씨에게 전달한 정황을 검찰이 파악했기 때문이라는 추측이 돌고 있다.

또한 검찰은 이 회장이 김 씨와 같은 건물에 유흥주점을 운영하는 박 씨와도 거액의 금전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박 씨의 유흥주점과 자택에서 압수한 장부와 금전거래 내역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최순실 씨에게 엘시티 사업과 연관된 청탁을 시도했다면 그 연결고리를 계주, 김 씨가 채웠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또한 박 씨가 이 회장의 자금을 세탁해 김 씨에게 전달하고 그 자금이 최순실 씨에게 건네졌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검찰조사에서 이 회장은 “계모임에는 나간 적이 없고 돈만 보냈으며 계원이 누구인지, 최순실 씨가 계원인지 조차 몰랐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남 고액 계모임의 특성상 계주 외에는 계원들의 신상을 알기가 힘들지만, 김 씨가 이 회장과의 친분으로 어려움에 처한 엘시티 사업을 돕기 위해 최순실 씨와 이 회장을 연결했을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의 ‘수사 철저ㆍ엄단’ 지시를 기다렸다는 듯이 엘시티 특혜의혹에 관한 검찰의 수사가 하루만에 세곳을 압수수색하는 등 급물살을 타자 검찰의 수사를 곱지않은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커지고 있다. 계주 김 씨와 유흥주점 박 씨 외에도 정기룡 부산시 경제특보의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 하면서 수사의 강도를 높여나가고, 언론에도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면서 일단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보기식 수사가 아닌지 비난도 일고 있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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