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보통 척추관절 통증은 노화로 인해 유발된다. 몸의 유연성과 근육량이 줄어들어 척추관절을 지지하는 기능이 약해져 이곳저곳에 쑤시는 통증이 생긴다. 게다가 관절은 쓰면 쓸수록 닳는 부위라서 통증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 척추관절 질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복지부 통계에서도 최근 1년 동안 허리디스크로 진료를 받은 30대 남성이 3만6000여 명으로 연령대 중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진제공=위핌] |
과격한 운동으로 인해 부상을 입거나 연골이 닳고, 지나친 다이어트로 인해 골밀도가 떨어지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지만, 전문의들은 바지 뒷주머니에 스마트 폰을 넣고 다니고 장시간 하이힐을 신거나 오래 앉아 있는 등 일상생활 속 사소한 습관들이 체형을 바꾸고 신체균형을 무너뜨려 척추관절을 망친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하이병원이 2030세대 154명(남 45, 여 109명)을 대상으로 척추관절에 통증을 일으키는 10개 문항의 잘못된 행동생활습관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실제 잘못된 습관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요통과 좌골신경통의 원인이 되는 ‘바지 뒷주머니에 스마트폰이나 지갑을 넣고 다니는 습관’이 있는 응답자들은 25%였으며, ‘바지 뒷주머니에 물건을 넣고 그대로 앉는 습관’이 있는 사람들은 12%를 차지했다.
김성준 인천하이병원 척추센터 진료부장은 “뒷주머니에 물건을 넣고 다니는 습관은 골반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한쪽으로 벌어지게 만들어 한쪽 다리를 짧아지거나 엉덩이와 허리의 통증을 유발한다”며 “뒷주머니에 물건이 있는 상태로 의자에 앉으면 사람은 본능적으로 반대쪽으로 체중을 옮기게 돼 결과적으로 척추가 비틀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꽉 조이는 습관도 척추관절에는 좋지 않다. 허리벨트나 브래지어 끈으로 신체를 조이다보면 해당부위의 혈액순환에 문제를 일으키고 압력을 높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설문조사에서 29%가 ‘허리벨트를 꽉 조여서 착용하는 습관이 있다’고 응답했다.
109명의 전체 여성설문 참여자 중 ‘브래지어를 가슴이 모아지도록 꽉 조여 입는다’고 응답한 여성들은 절반에 가까운 47%나 돼 눈길을 끌었다. 특히 꽉 끼는 브래지어의 후크는 흉추의 돌기 부위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이 부위를 감싸고 있는 점액낭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응답자들은 앉는 자세와 시간에 가장 많은 나쁜 습관을 가지고 있었다. 77%가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이 있다’고 응답했으며, ‘한 번 앉을 때 오래 앉는다’는 63%, ‘양반다리 혹은 쪼그려 앉기’는 52%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거북목처럼 앞으로 목을 빼고 PC모니터를 본다’가 56%, ‘턱을 자주 괸다’가 52%, , ‘하이힐이나 키높이 구두를 자주 신는다’가 17%. ‘습관적으로 눕는다’가 64% 등 척추관절에 통증을 일으키는 좋지 않은 습관들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평소 가정에서 누워서 생활하는 습관이 있다면 허리가 약해져 있을 가능성이 크다. 김성준 진료부장은 “누워서 생활하면 허리근육이 줄어들고 골밀도가 감소돼 허리 주변조직의 약화를 초래하기 때문에 작은 충격도 큰 통증으로 느끼게 된다”며 “복부비만까지 더해지면 척추가 앞으로 쏠리면서 디스크의 압력이 올라가 요통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th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