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Brexitㆍ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약 25%가까이 폭락하면서 영국작가 작품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국내 구매자는 동일한 조건의 작품을 환율 덕택에 ‘싸게’ 사는 셈이고, 파운드로 판매하는 영국작가 입장에서는 ‘손해’보는 일이 아니니 말 그대로 ‘누이좋고 매부좋은’ 상황이다.
브렉시트 이후 파운드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오히려 영국작가들의 인기가 높아졌다. 사진은 영국 대표 구상화가인 토니 베번의 작품. Tony Bevan, Head, Acrylic and charcoal on canvas, 2004, 271.78×242.57㎝ [사진제공=리안갤러리 서울] |
실제로 영국 중견 구상화가인 토니 베번(65)은 첫 한국 개인전임에도 대형작품이 모두 팔려나가는 등 환율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전시를 진행하고 있는 리안갤러리 서울은 “대형작품 위주로 판매가 완료됐고, 추가 문의도 이어지는 중”이라며 “2007년 영국왕립미술원 회원으로 선정되는 등 현대 구상회화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실력파 작가인데다, 환율까지 1파운드당 1800원대에서 1400원대로 내렸으니, 컬렉터나 미술관 등 구매자 입장에서는 금액적 메리트가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대형작품일수록 환율효과는 배가 된다. 예전 4억원 수준의 작품이라면 지금은 3억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셈이다. “지금이 영국 작가 작품 매수 시기”라는 조언이 나오는 건 이같은 이유에서다.
사진작가인 닉 나이트, 조각가 아니쉬 카푸어 등 영국 작가들의 전시가 끊임없이 선보이는 것도 일정부분 환율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작품 판매를 목적으로 하는 전시는 물론 미술관ㆍ박물관 전시나 기획전 등에서도 당분간 영국작가를 만날 기회가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국작가는 트럼프 발 강(强)달러 기조에 달갑지 못한 표정이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1000원대에서 움직이던 환율이 트럼프 당선과 동시에 1200원 수준까지 치고 올라와 순식간에 ‘할증’효과가 나타났다. 한 갤러리 관계자는 “투자를 목적으로 움직이는 개인 콜렉터의 경우, 달러 환율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며 “달러를 미리 사 놓은 자산가가 아니라면, 환율을 보고 구매시기를 조정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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