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때론 기분이 한 순간에 뒤집히는 일이 생기는데,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게 소지품 분실이다. 분실물 문의가 들어오면 예상되는 분실 루트를 추정하느라 촉각을 곤두세운다. 감정이 앞선 대면 또는 전화 호소때 보다는 공항철도 공식 온라인을 통해 글로 된 신고를 접하면 비교적 차분하게 분실 루트과 보관 가능성에 대해 상상력을 발동하게 된다.
도윤성 공항철도 역무원 |
최근 장문의 중국어 메시지를 접했다. 얼마 전 한국을 방문했던 대만인인데, 여행을 마치고 서울역~인천공항 직통 공항열차를 타고 오던 중 실수로 객차 내에 휴대폰을 두고 내렸다는 것이다. 휴대폰 안에 귀중한 자료들이 많지만 비행기 탑승 시간이 임박해 찾으려는 노력도 하지 못한 채 출국했다면서 한번 찾아봐달라고 간곡히 요청했다.
일반적으로 해외에서 물건을 분실했을 경우 찾을 수 있는 확률은 낮다. 설사 찾았다 하더라도 ‘직접 수령’을 원칙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본국에 귀국해서야 돌려받을 수 있는 확률은 더욱 낮아진다.
내가 겪을 수도 있는 일이기에, 동료에게 좀 더 수고해 달라고 부탁한 뒤 해당 일시에 맞는 열차번호를 알아내고, 기관사, 승무원, 기능직원 등을 상대로 수소문했다. 핸드폰 분실 시간과 분실물 리스트를 대조했더니, 마침 우리 직원이 분실물 보관소에 잘 챙겨둔 사실을 확인했다.
대만인의 신분을 다각도로 확인한 뒤, 원칙적으로 직접 수령이지만 신분확인을 다각도로 했음을 윗분께 보고했다. ‘꼼꼼하게 확인했네’라는 상사의 말씀에 고개만 끄덕인 채 곧바로 택배업체를 섭외해 분실했던 핸드폰을 대만으로 보냈다. 이 대만인은 얼마 후 매우 감격해 하며 감사하다는 인사를 거듭 전해왔다. 기분이 너무 좋았기에 폰을 찾는 동안 두 배의 일을 했을 동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거듭했다. 그 대만인이 내게 고마워 했던 것 처럼.
‘K스마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역지사지, 입장을 바꿔놓으니 과욋일이라도 적극적으로 하게 된다. 역지사지, 노력, 감사, 웃음, 보람 이런 단어들은 행복의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 같다.
도윤성 공항철도 역무원 종사자 미소국가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