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런 가운데 디젤 기술은 여전히 높은 경쟁력과 함께 향후 에너지 기술에서 핵심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 결코 썩혀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돼 주목된다.
[사진=한국수입자동차협회 오토모티브포럼에서 ‘디젤의 전망’이란 주제로 발표 중인 배충식 카이스트 교수] |
24일 서울 중구 페럼타워에서 ‘디젤 자동차의 미래’란 주제로 열린 ‘KAIDA(한국수입자동차협회) 오토모티브포럼’을 통해 배충식 카이스트 교수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에너지기술전망 보고서에 대해 분석한 결과 디젤 엔진은 향후 30년 이상 에너지 변환기술의 중추적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의하면 2040년에도 여전히 디젤은 가솔린과 똑같이 자동차 수송부문 에너지 수요비율에서 33%씩 차지해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배 교수는 “디젤을 이용한 엔진기술은 여전히 수송분야 에너지기술 중 현존 가장 효율적인 에너지 변환기술”이라며 “고효율ㆍ저배기를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유망한 친환경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배 교수에 따르면 디젤은 현존 연료 중 제동열효율(BTE;Break Thermal Efficiency)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동열효율은 연료가 가지고 있는 고유의 에너지가 활용 가능한 유효 에너지로 전환되는 비율을 뜻한다. 가솔린은 BTE가 평균 38%인 반면, 디젤은 평균 43%로 더 높다.
이런 강점을 갖고 있음에도 디젤게이트 사건 이후 디젤에 대한 신뢰가 크게 떨어진 것에 대해 배 교수는 “소비자들에게 폴크스바겐 사태와 과학적 사실을 분리한 정보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며 “디젤 엔진이 사장돼야 하는 기술로 오도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에 배 교수는 “현재에도 학계와 산업계에서는 디젤 엔진에서 생성되는 질소산화물(NOx)와 입자상물질(PM)을 동시에 0에 가까운 수준으로 저감시키는 신연소기술이 연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럼 사회를 맡은 전광민 연세대학교 교수도 “디젤의 약점으로 NOx와 PM이 지적됐는데 PM은 필터 기술로 완벽에 가깝게 해결된 반면, NOx가 실제 도로 상에서 목표치 대비 4, 5배 높아 이를 개선하려는 과정에서 폴크스바겐 사태가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디젤은 오염물질을 내뿜는 엔진으로 누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 교수는 “시장과 정책은 모두 사실에 입각한 정보에 기반돼야 하는데 지난 1년간 이것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며 “디젤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이 중요하다”고 디젤의 재평가를 강조했다.
이밖에 디젤이 뛰어난 엔진 회전력(토크)과 연비를 갖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패트리스 마레즈 PSA그룹 부사장은 “디젤이 이산화탄소 규정을 맞추는 것과 함께 운전의 즐거움(fun-to-drive)을 구현하는 데 있어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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