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이 가장 배우고 싶은 안전교육 내용은 안전기구 사용법
[헤럴드경제=김태열 기자] 세월호 사고 후에도 고등학생 8명 중 1명은 2년간 재난안전교육을 한 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학교 안전교육이 강화됐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엔 4점 만점에 2.1점을 기록해 고등학생의 학교 안전교육 강화에 대한 요구가 큰 것으로 분석됐다.
24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건양대 응급구조학과 김철태 교수팀이 지난해 9월 전국의 8개 고교 1∼3년생 1022명을 대상으로 재난안전교육 관련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연구결과(세월호 사고 후 고등학생의 재난안전교육 및 안전의식에 대한 연구)는 한국응급구조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연구팀이 최근 2년간 고교생의 재난안전교육 이수 횟수를 조사한 결과, 1∼2회 이수가 전체의 절반(49.7%)을 차지했다. 최근 2년간 한 번도 재난안전 교육을 받지 않은 학생은 12.8%였다.
고교생은 ‘재난교육의 필요성’에 대해 총 4점 만점(리커트 척도)에 평균 3.1점을 줬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학교의 안전교육의 강화 여부’에 대한 점수는 이보다 인색했다(평균 2.1점). 고교생이 생각하는 적절한 연간 재난안전교육 실시횟수는 2∼3개월에 1회가 59.5%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1개월에 1회(18.2%), 6개월에 1회(17,8%), 1년에 1회(4.5%)가 순이었다.
고교생이 배우고 싶어 하는 재난안전 교육은 안전기구 사용법에 대한 교육이 29.2%(298명)로 가장 높았고, 지진대피훈련(28.7%, 293명), 소방 대피 훈련(21.5%, 220명), 수상안전교육(18.7%, 191명), 심폐소생술 교육(2.0%, 20명) 순서였다.
현행법엔 학교안전교육의 영역별 교육시간을 연간 44시간으로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2013년 전국 초ㆍ중ㆍ고교 안전교육 현황에 따르면 충북지역 고교를 제외한 대부분의 광역 지방자치단체에 속한 고교에선 법령에 명시된 안전교육 시간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에서) 고교생은 스스로 안전하다고 생각하면서 안전장비의 위치파악과 소방대피엔 소극적인 자세를 보였다”며 “현재 학교에서 실제 재난 대응 훈련이 시행되곤 있으나 대피경로를 익히는 정도로 훈련 수준이 낮고, 교육 내용 면에서도 교과서 내 자연재해 현상에 대한 지식 전달 정도에 그친다”고 지적했다.
또 “국내 안전교육이 이론ㆍ동영상 강의 중심의 수동적인 방식을 통해 이뤄지는 것이 문제”이며 “일본은 1947년에 제정된 학교교육법에 의해 안전학습ㆍ안전생활지도 등 두 가지 측면에서 각 학급당 연간 10∼20시간씩 안전보건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kt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