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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립선 지켜라 ②]‘아버지암’서 ‘형님암’ 된지 오래…4050 방심 안돼요
-최근 5년간 40~50대 환자 증가세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동서고금의 남성 지도자들 중에서 중국의 등소평, 프랑스의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전립선암으로 투병했다는 점이다.

전립선(샘)은 15~25g 밤알 크기의 장기로, 방광의 바로 아래, 직장의 앞에 위치한다. 크기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정낭, 고환과 함께 생식을 가능하게 하고 정액의 일부를 생성, 정자의 생존과 활성에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립선암 관련 이미지.사진=123RF]

▶국내 남성암 5위, 높은 증가율로 방심은 금물=전립선의 일부 세포가 정상적인 세포의 증식 조절 기능을 잃고 무질서하게 자라나 주위 장기나 림프절, 뼈, 폐 등 여기저기로 퍼져 나가는 전립선암은 국내 다섯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이다.

위암이나 대장암 등 다른 암에 비해 위협적이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12.7%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이며 갑상선암에 이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00년에 1304명이었던 환자 수가 2013년에는 9515명으로 약 7배 이상 급증했다.

미국, 영국 등 해외에서도 가장 많이 발생하는 남성암으로 손꼽힌다. 노화에 따라 환자가 늘어 60~80대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특히 점차 고령화되고 생활양식이 서구화되면서 전립선암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아버지암’에서 ‘형님암’으로···발병 연령 낮아져 조기 검진 중요=일각에서는 전립선암은 발병하더라도 다른 암에 비해 세포의 증식 속도가 느리고, 검진이 빨리 돼도 생존율에 큰 차이가 없다고 보고 조기 검진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실제 전립선암은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방치하면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생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립선암 사망률은 2004년 10만 명당 3.8명에서 2014년 6.6명으로 10년 새 74.8% 증가했다. 보건복지부는 국내 전립선암의 5년 생존율이 92.3%로 미국(98.9%)이나 캐나다(96%)에 비해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무엇보다 전립선암의 발생 연령이 낮아지고 있다. 심평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1~2015년)의 연령별 환자 추이를 살펴보면 여전히 70대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40~50대 환자도 4064명에서 5293명으로 늘었다.

김광현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는 “초기에는 대부분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거나 전립선비대증 검사 도중에 확인되는 경우가 많다”며 “조기 검진이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지만 전립선암 생존율 확보에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의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전립선암은 간단한 피검사만으로 전립선특이항원(PSA) 수치를 확인해 암 발견이 가능하다. 평소와 달리 소변이 잘 나오지 않는다거나 소변 줄기가 가늘어졌을 때, 소변을 못 참아서 지릴 경우, 잔뇨감 등의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 상담해야 한다.

▶전립선암 예방하려면…식이요법, 운동, 검진 중요=신선한 과일과 채소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되므로 1주일에 5번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다. 특히 토마토나 녹색 채소, 당근, 브로콜리, 양배추, 마늘, 자몽, 살구 등 라이코펜이 풍부한 음식이 도움이 된다.

등푸른 생선에 들어있는 DHA, EPA 성분이 전립선암의 세포 수를 억제한다는 연구결과가 있으므로 고등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 섭취도 권장된다. 빨간 육질의 고기는 지방 함량이 높으므로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식습관 개선과 함께 일주일 중 5일은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를 하는 것이 좋다. 비만 남성은 전립선암에 걸릴 위험이 20%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일주일에 5회 이상, 매회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걷거나 운동을 하여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권장된다.

요실금이 계속될 때는 골반저근육 강화 운동이 효과적이다. 먼저 화장실에서 배뇨 시 소변 줄기를 참을 때 사용되는 골반 근육을 찾아 눕거나 앉아서 혹은 서 있는 등의 자세를 잡은 후 항문 주위의 근육을 5초간 잡아 당긴다.

이때 항문이 단단해지고 앞으로 약간 들려 올라가는 것을 느낀 후, 수축한 것을 5초간 푼다. 또 음경이 움직이거나 아랫배 쪽으로 약간 쑥 들어가는 것이 느껴질 때까지 근육을 5초간 조인 후 푼다. 매일 아무 때나 시간이 날 때 반복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

50세 이상 남성은 연 1회 이상 전립선암 조기 검진을 받는다. 전립선암 조기 검진은 혈액 검사를 통한 전립선특이항원검사와 직장수지검사로 시행된다. 기대 수명이 10년 이상인 50세 이상의 남성들은 조기 검진이 권장되고, 아버지나 형제들 중 전립선암 환자가 있는 사람은 10년 정도 앞당겨 40대부터 정기적인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농약, 코크스, 유기용제, 방사능 물질 등의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작업장에서 일할 때는 반드시 보건 안전 수칙을 지키고 유해물질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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