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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립선 지켜라 ④] 전립선비대증이면 성기능에 문제 있다?
-전립선비대와 관련한 오해와 진실들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 남성에만 존재하는 전립선은 방광과 연결된 요도를 둘러싸고 있는 밤알 모양의 장기다. 몸 밖에서 보면 항문과 음낭 사이의 회음부 깊숙이 위치하고 있다. 전립선이 하는 일은 정자를 보호하고 움직임을 돕는 분비물을 생성해 정액의 일부를 구성한다.

일반적으로 한국인은 40대까지는 15그람 정도의 크기를 가진다. 40대 중반부터 성호르몬의 변화, 비만, 스트레스 등으로 인해 서서히 커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전립선이 커지면 요도를 누르게 돼 소변보는 불편함을 일으키는데 이것이 바로 전립선비대증이다.

전립선은 남성의 생식에 관여하는 만큼 이와 관련한 잘못된 내용이나 속설이 난무한다. 심봉석 이대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의 도움을 받아 전립선에 대한 오해와 진실에 대해 알아본다.

[전립선 관련 이미지.사진=123RF]


▶전립선은 소변을 보는 장기다?

전립선비대증이 널리 알려지면서 전립선을 ‘요로기관’으로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는 전립선 위치가 방광 입구의 요도를 둘러싸고 있고 전립선에 문제가 생기면 소변의 흐름을 방해해 배뇨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립선의 진짜 역할은 ‘생식기관’으로 정자를 보호하고 영양을 공급하는 분비액, 즉 정액의 일부를 만드는 것이다. 흔히 ‘밤꽃냄새’라고 하는 정액의 냄새는 전립선액 성분 중 하나인 ‘스퍼민(spermine)’이라는 물질에서 나는 냄새다.

▶전립선의 크기가 커지면 무조건 전립선비대증?

병명에 ‘비대’라는 단어가 있고 전립선이 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립선의 크기와 증상의 정도가 반드시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크기보다는 오히려 전립선의 구조적 형태나 전립선부 요도의 긴장도가 배뇨장애를 일으키는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오랫동안 사용하던 병명이라 의료계에서도 통용되지만, 정확한 의학용어는 ‘하부요로증상(Lower urinary tract symptoms ; LUTS)’이다.

▶전립선비대증이 성기능 떨어뜨린다?

남성의 성기능 장애는 성욕 장애, 발기부전, 사정장애, 절정감 장애 등 4가지 형태가 있다. 이중 발기부전이 남성의 성기능 장애 중 가장 흔한 형태인데, 일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성생활을 위해 필요한 발기를 얻거나 유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정의되며, 개인의 삶의 질에 직접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

전립선 질환, 특히 전립선비대증은 연령층이 높아지면서 생기는 질환이기 때문에 성기능 장애의 비율도 높아진다. 전립선비대증을 가진 환자가 갖지 않은 남성보다 성기능장애의 빈도가 높아지는 이유는 전립선비대증에서 발생하는 배뇨증상에 의해 성기능장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40세 이상의 남성에서 70% 이상이 전립선비대증 증상의 심한 정도가 성기능과 관련이 있고, 70∼79세의 사람을 대상으로 할 때는 80% 이상이 전립선비대증 증상과 성기능이 관련된다는 보고가 있다. 특히 발기능력이 배뇨장애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어떤 매카니즘을 통해 남성의 성기능을 위축시키나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만성적 영향, 배뇨장애에 대한 걱정과 이에 대한 반사행동, 나이의 증가에 따른 노화 등이 성기능장애의 발생 원인으로 작용한다. 전립선비대증의 증상 시 발생하는 수면장애, 정신적인 스트레스, 전립선비대증 자체로서도 성기능 장애의 원인이 된다. 또 전립선을 지나는 신경이나 혈관의 압박으로 인한 음경해면체의 손상으로 인해 발기부전이 발생하기도 한다.

전립선비대증과 관련돼 가장 흔히 나타나는 성기능장애는 발기부전이고, 그밖에 사정 시 통증, 사정량의 감소 또는 사정 불능, 성욕의 감소 등이다.

성관계를 삼가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지나친 금욕을 하면 전립선에 붓기가 생겨 오히려 배뇨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주기적이고 적절한 성관계는 배뇨증상의 완화에 도움이 된다. 물론 과도한 섹스는 좋지 않다.

전립선을 잘라내면 생식능력이 없어지고 성행위도 못한다?

전립선비대증으로 인한 전립선절제술을 시행했을 때 성기능뿐만 아니라 생식능력까지 모두 보존된다. 단 정액이 밖으로 나오지 않고 방광으로 역류되는 역행성 사정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는 성기능과는 전혀 관련이 없다.

수술 전 성기능 저하를 갖고 있었던 환자들 중 수술 후 배뇨의 장애가 좋아지면서 약 20%의 환자에서 성기능이 향상됐다는 보고도 있다. 또 수술 후 발기유발제 투여나 물리치료 등을 통해 성기능에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전립선비대증은 반드시 수술해야 한다?

이전까지는 전립선 비대증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요법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최근 치료약들이 개발돼 약물요법이 1차 치료법이 됐다. 그러나 약물치료는 1~2개월 정도 약을 복용하면 전립선 비대증이 ‘완치’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약으로 배뇨장애를 꾸준히 ‘조절’한다는 성격이 강하다. 즉 당뇨병이나 고혈압환자들과 마찬가지로 약물요법과 함께 식이요법, 운동, 체중조절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다.

수술하면 더 이상의 치료는 필요 없다?

약물요법에 반응이 충분하지 않거나 전립선의 크기가 너무 크면 수술요법을 시행한다. 수술방법은 전기절제술, 레이저기화술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모든 수술의 목적은 전립선비대증으로 막혀 있는 ‘소변길’을 넓혀주는 것이다. 전립선 수술은 소변이 지나가는 ‘통로’를 넓혀주는데 불과해 수술 이후에도 방광, 요도나 골반의 기능 이상을 치료하는 약물요법이 필요할 수 있다.

소변을 자주 보지 않으려면 수분 섭취를 삼가야 한다?

수분을 적게 섭취하게 되면 소변이 농축돼 진한 오줌으로 인해 방광 자극이 더욱 심해진다. 이렇게 되면 소변을 더 자주 보게 될뿐만 아니라 한번에 보는 소변의 양이 적어 소변을 내보내기가 보다 힘들어진다. 또 오줌이 진해지면 이차적 요로감염의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소변을 억지로라도 참는 게 도움이 된다?

소변이 마려울 때 억지로 참게 되면 골반근육 긴장으로 인해 만성골반통으로 진행되거나 갑작스레 소변을 볼 수 없는 요폐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술자리에서 화장실 가기가 귀찮거나 친구들 보기 민망해 억지로 참는 것은 전립선비대증환자에게는 절대로 피해야 할 위험한 행동이다.

전립선비대증을 오래 앓으면 전립선암으로 진행한다?

전립선비대증과 전립선암의 발생에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이 관여하고 비슷한 과정을 겪긴 하지만 전립선비대증환자가 특별히 전립선암의 발병 위험률이 높은 것은 아니다. 단지 50세 이후에는 누구나 전립선암의 위험도를 가질 수 있고 최근 국내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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