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겨울은 관절염 노인들이 병원을 가장 많이 찾는 계절이다. 관절염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무릎 통증이나 관절 변형 때문에 정상적으로 걷지 못하는데, 이 모습을 보고 관절염 진행 상태를 짐작해볼 수 있다. 무릎 관절염은 관절의 마모도, 통증, 다리가 휜 정도 등 여러 요소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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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뚝걸음’ 초기 관절염=관절은 쓰면 쓸수록 닳는 부위라 60세 전후로 무릎 퇴행성관절염이 서서히 찾아온다. 워낙 흔한 질환이다 보니 무릎이 아파도 나이 탓이라 여기고 통증을 참고 견디는 경우가 많다. 참는 데까지 참다가 마지막에 인공관절을 하는 방법 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김대연 부평힘찬병원 소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추위로 기존에 질환이 없던 사람까지도 어깨, 무릎 등 관절통을 느끼게 되는데, 노인 퇴행성 관절염 통증은 더 고통스럽다”며 “통증을 덜 느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릎 보호대나 무릎담요 등으로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했다.
만약 무릎 통증 때문에 계단 오르내리기를 부담스러워 하거나 절뚝이며 걷는 증상이 있다면 관절염 초중기를 의심할 수 있다. 무릎 관절염이 시작되면 무릎을 많이 구부리는 동작을 할 때 통증이 더 심하다.
절뚝걸음은 퇴행성관절염이 한쪽 무릎에 먼저 찾아왔을 가능성이 있다. 한쪽 다리에는 이상이 없지만 반대편 다리가 아파 힘이 양다리에 고르게 실리지 못한 탓이다.
계단을 내려올 때 순간적인 통증을 느끼거나 무릎을 구부렸다 폈다 할 때 힘든 증상이 나타나거나, 연골손상이 X-레이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경미할 때는 약물요법과 운동요법으로 병행 치료한다.
약물요법은 부신피질호르몬제나 연골보호제, 관절 내 윤활제 투여 등 소염진통제 치료를 통해 통증을 경감시키는 치료이다. 운동요법은 관절염이 발생한 관절을 무리하게 움직이지 않고 충분한 휴식과 안정을 취하면서 약물 요법으로 관절통을 감소시킨 다음, 물리 운동요법을 시행하는 것이다.
▶‘뒤뚱뒤뚱’ 오다리는 휜다리교정술=다리가 ‘O자’로 휘어 어기적거리거나 뒤뚱뒤뚱 걷는다면 관절염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한국인은 좌식생활을 하는 탓에 관절염이 진행될수록 무릎 안쪽 관절이 집중적으로 마모돼 중기로 접어들면 오다리가 된다.
오다리가 되면 통증 때문에 어기적어기적 걷게 되고 잘못된 걸음걸이는 병의 진행을 가속화시킨다. 이때는 증상이 더 심해지기 전에 무릎의 무게 중심을 옮겨 관절염을 치료하고 휜다리도 교정하는 ‘근위부경골절골술(휜다리교정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휜 다리를 교정하면 연골이 많이 남아있는 바깥쪽으로 체중이 실려 관절염이 생긴 무릎 안쪽 연골에 충격이 적게 가 통증이 감소하고 관절의 수명도 연장된다.
▶인공관절 수술, 시기 판단이 중요=통증이 심해 걸음을 거의 걷지 못할 정도면 관절염이 말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시기는 관절이 절반 이상 마모돼 뼈와 뼈 사이가 달라붙어 통증과 염증이 매우 심하다. 조금만 걸어도 아프고 통증으로 인해 잠을 못 이루기도 한다.
이때는 최후의 방법으로 인공관절 수술을 해야 한다. 인공관절 수술은 연골이 마모된 관절면을 다듬고 인체에 무해한 금속과 특수 합성물질로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다. 최근에는 3D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도 시행된다.
또 수술 부위 좌표를 정확하게 짚어줌으로써 인공관절 수술을 보다 정밀하게 할 수 있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나 손상된 관절 부분만 제거하고 인공관절을 씌우는 ‘인공관절 반치환술’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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