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침 1~2시간 전 과도한 운동이나 TV 시청, 스마트폰 사용은 금물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연일 뉴스를 장식하고 있는 국정농단 소식으로 사회가 어수선하다. 개인이 느끼는 우울감과 분노도 점차 커지면서 수면 장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트레스와 우울감은 중추신경계 중 체온과 수면 각성을 조절하는 시상하부를 자극해 과각성 상태로 이어지고, 이로 인해 쉽사리 잠을 이루기가 어려워진다.
잠 들기 어려울 때 알코올에 의존하기보다는 가벼운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으로 수면을 유도하는 것이 좋다. 잠들기 직전 TV나 스마트폰 사용도 자제하는 것도 숙면에 도움이 된다. [사진=123RF] |
▶술은 숙면의 묘약? 음주ㆍ과도한 운동은 피해야=술을 마시면 잠이 잘 온다고 생각해 어수선한 정국을 잊기 위해 술로 잠을 청하는 이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술은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이다. 술을 먹으면 금방 잠이 들긴 하나 수면 유지가 잘 되지 않아 자주 깨고, 깊은 잠 단계는 오히려 저하돼 결국 숙면 시간은 줄어든다.
또 호흡을 담당하는 근육의 긴장도가 떨어져 수면 무호흡증이 악화될 수 있다. 녹차나 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료나 술은 피하고, 잠이 안 올 땐 수면을 유도하는 ‘트리토판’ 성분이 들어 있는 우유나 바나나, 상추, 호박 등을 섭취하며, 중추신경계를 진정시켜 졸음을 유발하는 둥글레차를 마시는 것이 좋다.
주은연 대한수면학회 교육이사(성균관의대 신경과 교수)는 “알코올은 잠을 쉽게 유도하지만 유지를 시키지 못해 오히려 일찍 깨우고, 무엇보다 수면무호흡을 악화시켜 수면의 질이 저하된다”며 “불면으로 인해 술을 계속 마시게 되면 알코올 중독에 빠질 수 있으므로 잠을 자기 위해 술을 마시는 습관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술과 함께 잠을 잘 오게 하는 방법으로 적당한 운동이 추천된다. 몸이 피곤해야 잠이 더 잘 온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운동으로 숙면을 유도하려는 사람이 많다.
육체적ㆍ정신적으로 피로할 때 자는 잠은 신체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잠이 오지 않는다고 늦은 시간까지 과도하게 운동을 하는 것은 각성 상태를 증가시켜 숙면에 방해를 주게 된다.
격한 운동은 체온을 상승시켜 수면을 돕는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를 억제하고 자칫 생체 리듬을 깨뜨릴 수 있다. 밤에는 요가나 스트레칭 등 가벼운 운동을 하고, 되도록 잠들기 2시간 전에는 마무리 하는 것이 좋다. 또 운동 후에는 반신욕이나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해 체온을 낮춰 주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뉴스 보기 위해 TV나 스마트폰 사용은 가급적 자제=잠이 오지 않은 밤에는 늦은 시간까지 TV 시청이나 웹 서핑을 하는 일명 ‘올빼미족’이 늘어나기 마련이다. TV나 스마트폰과 같은 청색광을 내뿜는 전자기기는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를 저해하고, 이러한 활동이 뇌의 흥분을 가져와 수면에 방해가 된다. 또 어두운 곳에서 화면을 보게 되면 동공이 커지게 돼 시신경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스마트폰을 오래 사용하면 거북목이나 어깨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잠자리에 들기 한 시간 전에는 뇌를 자극할 수 있는 TV 시청이나 스마트폰 사용을 삼가고, 대신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명상을 하는 것이 좋다.
일단 잠이 들었다면 수면 자세가 숙면과 관련이 있다. 사람들이 가장 많이 취하는 수면 자세는 옆으로 누워서 자는 것이며, 엎드려 누워 자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하지만 엎드려 자는 자세는 허리에 무리를 줘 수면 장애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바른 수면 자세는 똑바로 누워 입을 다물고 코로 호흡하는 것이다. 입으로 숨을 쉬게 되면 구강건조증이 발생해 이물질을 방어하지 못함에 따라 감기나 천식, 알레르기 비염, 구취 등이 생길 수 있다. 몸에 밴 수면 자세를 한 번에 바꾸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의식적으로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올바른 수면 자세를 갖는 것이 좋다.
바닥이 지나치게 딱딱한 장소에서도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 허리와 바닥 사이에 공간이 생겨 척추가 S자 모양으로 올바르게 유지되지 못해 몸이 결리고 쑤시는 등의 요통이 생길 수 있다. 바닥은 매트 등으로 적당히 푹신하게 한다.
이향운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신경과 교수)은 “불면증은 성인 3명 중 1명이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으로, 장기화되면 우울증 등 정신질환은 물론이고, 소화기계, 심혈관계 질환까지 유발할 수 있다”며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침실의 조명은 간접 조명으로, 소음과 빛을 차단하는 커튼이나 이중창을 이용해 어두운 수면 환경을 만들고,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같은 시간에 일어나는 등의 생활 습관을 교정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교수는 “불면증과 같은 수면문제가 한 달 이상 장기간 지속돼 낮의 활동에 영향을 줄 때는 만성적인 수면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며 “증상이 심하면 반드시 수면센터 등을 찾아 전문 의료진의 진단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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