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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만은 中견제 ‘불침항모’…트럼프의 계산된 전략에 美 정부는 불끄기 급급
[헤럴드경제=이수민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와 차이잉원 대만 총통과의 통화가 돌발적인 것이 아니라 오랜 준비 끝에 나온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면서 트럼프 행정부 출범에 따른 미국의 대중 외교 전략 변화 가능성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트럼프가 대만을 중국 견제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차이 총통은 트럼프가 대선 승리 후 통화할 전 세계 정상 통화 목록에 이미 올라 있었으며 이번 통화는 트럼프가 지난 7월 말 공화당 대선후보로 지명되기 전부터 그의 측근들이 준비해 온 것이라고 5일(현지시간) 소식통과 전문가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이번 통화를 양측 참모들이 그간 준비된 계획에 따라 몇 주간의 실무협의를 거쳐 성사시킨 것이라고 전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트럼프 측은 중국의 반응 등 통화 이후 시나리오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국가안보팀 출신 중국 전문가 스티븐 예츠는 “대만 총통은 통화대상 명단에 아주 일찌감치 올라 있었고, 트럼프 당선인에게도 보고가 이뤄졌다”면서 “처음부터 전화 통화 시의 이런 반응과 잠재적 역풍이 있을 것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다른 전문가들도 미국이 1979년 중국과 외교 관계를 수립하면서 대만과의 관계를 단절한 후 현재까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해 온 만큼 트럼프가 통화의 영향을 예상하지 못했을 리 없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이번 통화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함께 미국의 대중 외교 정책의 변화를 예고하는 것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국 때리기를 계속해 온 트럼프가 대만과 손을 잡고 중국 견제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 “극단적인 관점에선 대만의 역할이 냉전 시대에 중국을 견제하는 ‘불침 항모’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방향 전환에는 트럼프 주변의 반(反)중국 성향의 참모들이 영향이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WSJ은 “트럼프의 강경파 측근들은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모든 문제에서 살금살금 걷던 미국의 ‘까치발’(tip-toeing)식 접근과 군사 협력 강화를 통한 대만에 대한 지지를 끝내는 것을 분명한 목표로 한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핵심 외교고문으로, 초대 국무장관 후보 물망에까지 올랐던 존 볼턴 전 유엔주재 미국 대사의 지난 1월 WSJ 기고문을 제시하며 참모들의 성격을 전했다. 당시 기고문에는 “새 행정부는 국무부에 대만 외교관들을 공식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을 시작으로 대만에 있는 미국의 대표기구를 ‘민간협회’ 차원에서 ‘공식 외교단’으로 격상시키고, 대만 총통의 미국 방문을 공식적으로 허용하며, 이어 정부 간 사업 거래를 위해 미국 최고위 관리들의 대만 방문을 허용하고 궁극적으로 완전한 외교관계를 복원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WP는 볼턴을 포함해 전화를 직접 주선한 것으로 알려진 에드윈 퓰너 전 헤리티지 재단 이사장과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 경제학과 교수,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등이 친(親)대만 기류 강화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당선 이후에도 끊이지 않는 트럼프의 깜짝 행보에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갈등 완화를 위해 애쓰고 있다. 백악관은 5일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확고한 지지 입장을 재천명하면서 중국 달래기에 나섰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국가안보팀 관리들이 지난 주말에 중국 측 카운터파트들과 (전화로) 접촉을 갖고 오랫동안 지속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중국 원칙은 역내에서 미국의 이익도 증대시켰다. 정책변화를 통해 해당 3개국이 얻을 이익이 무엇인지도 확실하지 않다”면서 ”만약 미국이 지금의 태도를 바꾸면 그동안 중국과의 관계에서 이룩한 일부 진전도 약화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smstor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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