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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대인-무슬림도 손잡게 만든 트럼프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된 전후로 인종 및 종교에 대한 증오범죄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오랜 앙숙이었던 유대인과 무슬림들이 연대하는 조짐이 조금씩 싹트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들은 공동으로 단체를 조직해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해소하고, 대응하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가장 유명한 단체는 지난달 출범한 ‘무슬림-유대 자문위원회’(Muslim-Jewish Advisory Council)다. 가구 회사 에단 앨런의 무슬림 CEO 파룩 캐스워리와 의료 업체 헨리 셰인의 유대인 CEO 스탠리 버그만이 공동회장으로 있는 이 단체는 정당ㆍ정파를 초월해 무슬림과 유대인의 공동이익을 위해 공공정책에 영향을 미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이민자와 난민을 지원하고, 이민자 등록에 반대하고, 직장에 종교시설을 설치하는 것 등이 주된 활동 내용이다.

[사진설명=‘살람 샬롬의 여성공동체’의 컨퍼런스 모습]

‘살람 샬롬의 여성공동체’(The Sisterhood of Salaam Shalom)는 무슬림과 유대인 여성들의 연대 조직이다. 전국 20개 주(州)에 50개가 넘는 지부를 갖고 있는 이 단체는 지난 4일 열린 연례 컨퍼런스에 5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릴 정도로 세력이 불어났다. 불과 2년전 첫 컨퍼런스에는 고작 100명 정도밖에 모이지 않았었다. 컨퍼런스에서 이들은 미국 내에 커지고 있는 반이민자 정서에 대해 논하고, 혐오 범죄 사례를 공유하는 한편, 두 민족 간의 연대의식을 고취했다.

이 단체의 셰릴 올리츠키 이사는 개회사에서 “무지는 증오의 방아쇠 중 하나다”라며 “우리는 우리가 미국인이라는 것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우리는 서로 사랑하기 때문에 이곳에 있으며 증오를 극복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정 종교나 민족에 기반한 기존 단체들도 다른 집단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유대인 차별철폐운동 단체인 ‘반명예훼손 리그’(Anti-Defamation League)의 조나단 그린블라트 회장은 지난달 열린 컨퍼런스에서 “(만약 트럼프가 무슬림에 대해 등록제가 시행한다면) 그날은 우리 자랑스러운 유대인도 무슬림으로 등록하는 날이 될 것이다”라고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는 “유대인들은 신원조사를 당하고 신분등록을 한다는 것이 무슨 의미인지 안다. 그것은 유대인 사회에 깊은 감정을 유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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