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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고파서 머리카락까지 잘라파는 베네수엘라 여성들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유가하락으로 최악의 경제난을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여성들이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머리카락까지 잘라 파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5일(현지시간)보도했다.

베네수엘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콜롬비아의 도시들은 요즘 이른바 ‘머리카락 산업’이 활황이다. 베네수엘라의 샌안토니오와 콜롬비아의 라 파라다를 연결하는 다리 위에는 ‘드래거(draggers)’라고 불리는 중개업자들 수십명이 늘어서서 “머리카락 삽니다”라고 외치며 호객행위를 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하루 적어도 200여명의 베네수엘라 여성들이 머리카락을 자르고 간다고 한다. 머리카락을 팔면 6만 콜롬비아 페소 혹은 20 달러를 받을 수 있는데, 이는 한달 최저임금에 맞먹는 액수다.

[사진=게티이미지]

머리카락을 팔기 위해 줄을 선 셀리나 곤잘레스(45)는 “나는 관절염을 앓고 있어서 약을 사야 한다. 받는 돈이 많지는 않지만 진통제를 살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제니퍼 니뇨(30)라는 드래거는 “포니테일 스타일로 만들어주거나 삭발을 할 수도 있다”라며 “대부분 여성들이 어린 아이를 데리고 와서 머리를 자른 뒤 음식을 사러 간다”라고 했다.

콜롬비아에 가면 머리카락을 팔 수 있다는 형제의 말을 듣고 베네수엘라 타치라에서 먼 길을 여행해 온 마리벨이라는 여성은 “먹을 게 없어서 왔다”고 했지만, 머리카락이 너무 짧고 가늘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기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2014년 여름 이후 국제유가가 곤두박질치면서 경제도 동시에 추락했다. 식량과 생필품 등 모든 물자가 부족해 초인플레이션이 일어났고, 국민들은 물자를 구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일도 빈번한 상황이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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