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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 대통령 결국 탄핵] 절차와 과제는?…헌재 탄핵심리 착수→6명 이상 찬성땐 파면
[헤럴드경제=고도예 기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9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되면서 이제 공은 헌법재판소로 넘어갔다. 헌재는 본격적인 사건 심리에 들어간다. 법조계에서는 재판관 임기 만료 등 각종 변수가 쌓여있는 만큼 헌재가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과, 자료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어 헌재 심리가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9일 국회 본회의 표결에서 정족수 200명을 넘긴 234표로 탄핵안이 가결됐다. 

국회법제사법위원장은 이날 탄핵 소추의결서 정본을 헌법재판소에 접수하면서 탄핵심판 절차가 시작됐다. 국회는 의결서 사본을 대통령에게 보내는데, 대통령이 의결서를 받는 동시에 모든 권한은 정지되고 국무총리가 대행한다.

헌재에 주어진 기간은 최장 180일이다. 헌재는 헌정질서 회복을 위해 빠른 심리에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04년 고(故)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63일만에 기각 결정을 내렸다. 노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을 진행하며 헌재에서 판단 기준을 마련한 만큼 심리기간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탄핵 심판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가장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는 건 자료확보다. ‘최순실 게이트’ 수사와 재판이 한창인 터라 헌재가 특검과 검찰의 수사기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법조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헌법재판소법에서도 ‘재판이나 범죄수사가 진행중인 사건 기록에 대해서는 송부를 요구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자료 확보가 여의치 않을 경우 헌재가 증인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심리해야한다. 거론되고 있는 4월이나 6월 시한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사건심리가 늦어지면 재판관 임기 문제와 맞물려 사안이 복잡해질 수 있다. 박한철 헌재소장은 내년 1월 31일, 이정미 재판관은 내년 3월 13일을 끝으로 법복을 벗는다. 탄핵 심판이 길어져 심리 도중 박 소장과 이 재판관이 퇴임하면 7명의 재판관만으로 탄핵심판을 진행해야 한다. 7명 재판관 중 6명이 탄핵에 찬성해야만 대통령을 파면할 수 있고, 재판관 한 명이라도 사퇴한다면 재판 정족수 요건인 7명을 채우지 못해 헌재가 더이상 사건을 심리할 수 없게된다. 이 경우 대통령 권한이 정지된 상태여서 ‘국무총리가 헌재 재판관을 임명할 수 있는지 여부를 두고 지지부진한 논의가 시작될 수도 있다.

탄핵 심판에 착수하면 헌재는 헌법과 법률을 기준으로 대통령의 탄핵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한다. 이미 헌재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심판 당시 ‘대통령의 직을 유지하는 것이 더 이상 헌법수호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거나 대통령이 국민의 신임을 배신해 국정을 담당할 자격을 상실한 경우에 한해 대통령에 대한 파면결정은 정당화 된다’라고 판단기준을 밝힌 바 있다.

헌재는 국회가 주장한 탄핵 사유 외 다른 법규정과 사실관계를 포괄적으로 살필 수 있지만, 잘못된 정책결정 등 정치적 무능력 여부는 고려하지 않는다. 헌재는 대통령의 위반행위가 헌법질서에 미치는 해악과, 대통령을 파면할 경우 초래될 상황을 저울질해 탄핵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재판관 9인 중 6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하면 대통령은 파면된다. 차기 대통령 선거는 60일 이내 진행해야 한다.

고도예 기자/yea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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