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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 지원금 빼돌려 회식 등 유용한 서울시 정구연맹 임원들
서울시 체육회 산하…회장 등 12명 횡령 혐의 입건

학생 훈련비 빼돌려 개인 통신비ㆍ보험료 내기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각 학교와 선수단에 지급하는 훈련비를 횡령해 회식비와 개인 신용카드 대금으로 사용해온 서울시 체육회 산하 정구연맹 임원들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학교 감독까지 포함된 일당은 학생들에게 돌아갈 보조금을 횡령했고, 학생들은 전지훈련도 제대로 가지 못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건을 수사한 서울 중랑경찰서는 훈련비 등 보조금을 지원받아 사적 용도에 사용해온 혐의(업무상횡령ㆍ사기)로 서울시 체육회 산하 정구연맹 전무이사 한모(52) 씨 등 임원 4명과 연맹 산하 학교 감독 유모(53) 씨 등 6명을 검거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이들에게 운동용품을 납품하며 횡령을 도운 혐의로 김모(47) 씨 등 2명도 함께 검거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경찰에 따르면 한 씨는 2009년 1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서울시 체육회 소속 서울시청 정구팀 감독 겸 정구연맹 전무이사로 활동하며 시청팀과 학교 등에 지급해야 하는 훈련경비나 장비 구입비를 허위로 신청했다.

그러나 보조금 명목으로 들어온 훈련비는 실제로 한 씨의 회식비나 신용카드 결제비, 보험료 등에 쓰였다. 한 씨는 학생들을 위한 훈련비를 개인 휴대전화 요금으로 쓰기도 했다. 이렇게 한 씨가 전무이사로 활동하며 횡령한 액수는 93회에 걸쳐 2억4562만원에 이른다.

조사 결과 다른 정구연맹 이사와 대학 감독들도 한 씨를 통해 횡령한 돈을 받아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물품을 받았다며 허위 인수증을 작성해주는 대가로 한 씨에게 돈을 받아왔다. 스포츠용품 판매업자들도 허위 세금계산서 등을 발행하며 한 씨의 범죄를 도왔다. 이들의 횡령으로 훈련비가 부족해진 일부 학교는 정구 용품을 되팔아 훈련비를 충당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범행을 함께한 정구연맹 회장 박모(52) 씨 등 연루자 12명을 모두 검거하고 서울시청 청문감사관실에 이들의 비위사실을 통보했다. 또 범행에 가담한 업자들의 세금포탈 혐의를 포착해 세무서에 고발의뢰 조치했다.

경찰 관계자는 “연맹 내 위계질서 때문에 범행이 오랫동안 지속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일부 감독들은 한 씨에게 불이익을 받을 것을 우려해 범행에 가담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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