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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시시각각 재앙으로 다가오는 청년실업
이 땅의 취업을 원하는 청년들에게 볕들 날은 언제인지 멀게만 느껴진다. 청년부문 고용지표는 몇 달째 악화일로다. 11월 고용동향도 다를 게 없다. 청년 실업률은 8.2%로 전년 동월에 비해 0.1%p 상승했다. IMF 외환위기가 절정이던 99.11월(8.8%) 이후 같은 달 기준으로는 최고치다. 11월의 전체 고용률은 0.3%p 늘어났지만 청년층 고용률은 0.1%p(41.9%) 상승했을 뿐이다. 그나마 취업자가 늘어서가 아니라 생산가능인구가 2만명이나 줄어들어 생긴 지표 착시현상이다. 수치 올랐다고 좋을 게 하나 없다.

문제는 앞으로 이같은 현상이 점점 더 심각해진다는 데 있다. 베이비부머(1955~63년생)의 2세인 에코세대가 자라 고용시장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20~29세 인구는 지난해부터 늘어나고 있다. 향후 4~5년간은 연평균 20만명 가량의 청년이 일자리를 찾으려 혈안이 된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취업이 어렵다. 요즘 대학을 제 때 졸업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둘 중 하나는 휴학을 경험한다. 스펙을 높이기 위해서다. 평균휴학 기간이 2년을 넘는다. 그러고도 졸업 후에 1년 이상 취업준비 기간이 필요하고 그나마 직장을 얻는 젊은이는 60%에 불과하다.

노력해도 안돼 포기하는 젊은이도 늘어난다. 지난해 우리나라 청년층(15~29세)중 니트족(NEET,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비율은 18%나 된다. 돈 못벌고 부모에게 얹혀 사는 젊은이가 다섯명중 하나 꼴이다.

젊은이가 이런 상황이면 사회는 의욕이 사라져 기력을 잃게 된다. 통계청이 13일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 2016’ 보고서는이런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 준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1만 달러를 돌파했던 1994년에 ‘노력하면 지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응답은 60%로 절반을 웃돌았지만 지난해에는 22%로 곤두박질쳤다. 20여년만에 ‘하면 된다’는 믿음을 가진 사람이 3분의1 토막 나 버린 것이다. 반면 ‘노력해도 지위를 높이기 어렵다’는 사람은 5%에서 57%로 10배 이상 뛰었다.

재앙의 시계가 재깍재깍 돌아가고 있다. 소득없는 젊은이의 증가는 잠재성장력을 떨어뜨린다. 하지만 그건 나중 얘기다. 범죄 등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그게 먼저다. 이미 청년실업 문제는 고용만이 아닌 사회안전망과 복지의 문제가 돼버렸다는 얘기다. 이필상 고려대 총장의 말처럼 청년실업 비상사태라도 선포해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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