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자본 유출 막지 못하는 中…문제는 해외 M&A가 아니라 캐리트레이드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달러 강세로 빠져나간 자본으로 중국 외환보유액이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가운데, 자본유출의 주통로가 해외 자본투자가 아닌 기업의 현금관리 및 일상적인 금융활동에서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현지시간) 무역 금융과 은행대출 등 기업 일반 금융활동으로 중국이 자본유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FT가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서 은행 대출 및 지분 투자 관련 유출되는 자본은 지난 1월부터 9월 사이 총 301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국직접투자(FDI)로 빠져나간 자본은 780억 달러를 기록했다. 역외 송금의 규모도 지난 1~6월까지 890억 달러로, 같은 기간 FDI로 인해 빠져나간 460억 달러보다 컸다. 



이와 관련해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겸 전 재무부 직원인 브래드 세츠터는 “최근 중국에서 빠져나간 수백억 달러는 외국 투자가 아닌 부채 상환과 관련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이후 중국이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국경 간 외화거래 등 금융규제를 완화하면서 기업들이 외화대출을 늘렸다가 달러 강세라는 역풍에 맞았다는 것이다.

국제결제은행(BIS)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중국에 위치한 외국계 은행의 대출신청은 2013~2015년까지 2년 간 6430억 달러였다. 하지만 중국 경기침체와 달러 강세로 지난해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18개월 동안의 대출신청규모는 3050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와 같은 대출은 무역금융형태로 이뤄졌다. 위안화 가치가 지속적으로 오를 것이라고 기대한 중국인 수입자들이 달러 대출을 늘렸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차기 대통령의 당선과 미 기준금리 인상으로 달러 강세가 이뤄지면서 중국 기업들이 가지고 있던 달러 대출을 앞다퉈 상환하고 나섰다보니 중국 내 자본유출 속도가 가팔라질 수밖에 없다고 FT는 지적했다.

스코틀랜드 왕립은행 싱가포르 지점의 해리슨 허 중국 담당 이코노미스트는 “미 금리가 낮았을 때 중국 기업들이 달러를 마구잡이로 사들였다가 지금은 캐리트레이드를 풀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금융 애널리스트들은 중국 당국이 기업의 대출상환도 통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나친 자본 유출을 우려한 중국 당국이 기업활동을 자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BBVA의 시아 레 아시아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국경간 규제가 기업들의 해외 채무환경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라며 “기업들이 리파이낸싱에 나설 수 있지만 그 비용이 너무 크다”고 꼬집었다.

munja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