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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순실 재판] “죽을 죄 졌다”→ “인정 못해”…이경재 변호사 작품?
-불과 두달 전 검찰 소환 때와 입장 바꿔

-몸 낮추면서도 재판서 모든 사실관계 부인

-검사 출신 李 변호사 사실상 공판전략 주도


[헤럴드경제=김현일ㆍ고도예 기자] 정국을 뒤흔든 국정농단 파문의 주인공 최순실(60) 씨는 19일 열린 첫 재판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향후 긴 싸움이 될 것임을 예고했다.

전날 서울 법원종합청사 417호 대법정에서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최 씨는 재판부가 “검찰의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 못한다는 건가”라고 묻자 “네”라고 짧게 답하며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오히려 최 씨 측은 검찰이 인권침해에 가까운 수사를 했다고 주장하며 검찰 수사방식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10월 31일 검찰에 출석할 당시(왼쪽) 최순실 씨는 “죽을 죄를 지었다”고 한 것과 달리 19일 열린 재판에선 모든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최 씨의 이러한 태도는 불과 두달 전 울먹이며 고개를 숙였던 것과는 상반돼 더욱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최 씨는 지난 10월 31일 검찰에 출석하면서 “국민 여러분 용서해주십시오.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라며 용서를 빌었다.

그러나 언제 그랬냐는듯 태도는 돌변했다. 최 씨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미르ㆍK스포츠 재단의 설립과 대기업 강제모금 의혹 전반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오히려 강제모금의 책임을 공범으로 기소된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돌렸다. 소환 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부 인정했던 대통령 연설문 사전열람 의혹에 대해서도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부탁했다”고 진술하며 발을 빼기도 했다.

‘오리발 전략’은 재판에서도 이어졌다. 최 씨 측은 “안 전 수석, 박 대통령과 범행을 공모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인정할 수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이같은 최 씨의 공판 전략은 최 씨의 변호를 맡고 있는 이경재(67ㆍ사법연수원 4기) 법무법인 동북아 대표변호사가 주도하고 있다. 검사 출신인 이 변호사는 1975년 춘천지검을 시작으로 대검찰청 공안3과장 직무대리, 법무부 검찰4과장, 서울지검 형사1부장검사 등을 거쳤다. 20여년간 검찰에 몸담았던 만큼 수사를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다. 변호인에 선임된 이후 주요 국면마다 등장해 최 씨의 입장을 언론과 검찰에 전달해왔다.

국회 청문회 출석을 거부한 최 씨에게 공판준비기일만큼은 출석하라고 권유한 이도 이 변호사였다. 전날 재판에서 이 변호사는 검찰 후배인 이원석(47ㆍ27기) 부장검사, 한웅재(46ㆍ28기) 부장검사와 일전을 치르기도 했다.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최 씨는 변호인 이외 다른 사람과는 접견이 원천 차단된 상황이다. 가족과의 접견도 금지됐다. 말맞추기와 증거인멸 등을 우려한 검찰의 조치다. 결국 최 씨는 이 변호사에게만 의존해 향후 공판에 대응해야 하는 셈이다. 앞으로도 최 씨는 일단 몸을 낮추면서도 법정 안에서 모든 사실관계를 다투는 작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시간 10분여간 진행된 전날 재판에서 내내 혐의를 부인했던 최 씨는 재판부가 “하고 싶은 말 있으면 하라”고 하자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앞으로 재판에 성실하게 임하겠다”고 했다.

한편 이 변호사는 재판을 끝나고 나오는 길에 법원 앞에서 한 시민의 강한 항의를 받는 등 곤욕을 치러야 했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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