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단칸방에서 홀로 거주하던 70대 노인이 난방비를 아끼려고 석유난로를 켜고 자다가 일산화탄소중독으로 숨졌다.

20일 오전 9시께 부산 사하구 감천문화마을 내 주택 단칸방에서 집주인 고모(72)씨가 숨진 채로 발견됐다. 주민들은 고씨가 주말부터 보이지 않자 이상하게 여겨 경찰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갔다가 숨진 고씨를 발견했다.

고씨는 방 한쪽에서 이불을 덮고 누운 상태로 발견됐다. 방 한가운데는 석유난로가 있었다. 검안의는 고씨가 일산화탄소에 중독돼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경찰은 고씨가 평소 “보일러로 난방하면 돈이 많이 든다”며 난로를 이용했다는 주민의 진술을 토대로 고씨가 난로를 켜고 잠이 들었다가 숨진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에 따르면 고씨는 10여년전 아내가 숨지고 자녀들이 출가한 뒤부터 홀로 지내왔다. 고씨는 지체장애 3급, 차상위계층으로 구에서 매달 4만원의 보조금을 받고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2014년 고씨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신청을 했지만, 재산도 있고 부양의무자인 자녀도 있어 수급자는 되지 못했다”며 “자녀들이 자주 찾아와 고씨를 보살핀 덕에 보일러에 기름이 넉넉했고, 생활비도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는데 고씨가 자녀에게 부담을 주기 싫어 난방비를 아끼려다가 변을 당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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