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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불면허’②]다시 어려워진 운전면허시험…응시생들 발 동동
- 학과ㆍ기능ㆍ주행 시험 모두 강화

- 적용 전 면허 취득 위해 면허시험장 ’인산인해‘

- 일부 운전면허학원 교습비 30만원 올라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22일부터 기존의 ‘간소화된’ 운전면허가 장내 기능 시험을 중심으로 개선되면서 운전면허 시험 응시자들의 심적ㆍ경제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운전면허시험 개선안에 따르면 학과 시험과 장내기능시험 평가, 주행시험 평가가 전반적으로 모두 강화됐다. 


학과 시험의 경우 현재 문제은행 방식으로 진행되는 학과 시험의 문제 양이 730문제에서 1000문제로 늘어났다. 난폭ㆍ보복운전 금지 등 최근 안전 강화 법령 개정 사항을 반영하고 보행자 보호, 긴급자동차 양보에 관한 문제도 추가됐다. 의무 교육시간이 5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어든 것은 응시생들에겐 희소식이다.

“눈감고도 합격한다”던 장내기능시험은 대폭 어려워져 ‘불면허’ 시험의 대표적 코스가 될 예정이다. 지난 2011년 간소화 정책로 현재 장내기능시험은 50m를 주행하면서 와이퍼 및 방향지시등 등 차량 조작 능력, 차로준수ㆍ급정지 등 2개 항목만 평가해 왔다. 그러나 개선된 시험에서는 총 300m 이상을 주행하면서 좌ㆍ우회전과 신호교차로 통과, 경사로, 가속구간 및 직각주차 등 7개 항목을 평가하게 된다. 의무교육시간 역시 2시간에서 4시간으로 대폭 늘었다.

경찰청이 실차를 통해 실험한 결과 합격률은 80%로 기존 92.8%보다 감소했다. 실제 시행에 들어갈 경우 합격률은 더 낮아질 가능성도 있다.

응시생이 실제 도로에 나가 주행능력이 있는지 검증하는 도로 주행시험 역시 합격 문턱이 높아졌다. 현행 87개 평가 항목에서 57개 항목으로 숫자는 줄어들었다. 그러나 기존에 평가가 잘 되지 않았던 항목 30개가 줄어들었을 뿐 더 엄격해졌다는 게 경찰청의 설명. 자동채점 비율도 28.7%에서 42.1%로 높아져 감독관의 재량이 줄었다.

배점 기준이 기존 ‘3-5-10점’ 단계에서 ‘5-7-10점’ 단계로 변경됐고 실격기준도 ‘3회 이상 엔진정지’, ‘긴급자동차 양보’ 추가 등으로 강화되면서 실제로 실격될 가능성은 더 높아졌다. 경찰청 관계자는 “기존에 10개 정도 항목을 위반해야 탈락했던 것이 6개 정도만 위반해도 탈락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운전면허시험이 대폭 어려워진 것은 ‘간소화’ 면허로 ‘얼치기’ 운전자들이 많아지면서 사고 위험이 커졌다는 비판 때문이다. 장내기능시험을 마치고 도로에서 주행 연습을하는 연습면허 소지자의 1만명 당 사고율은 간소화 2008년 16.97명에서 2010년 12명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했지만 2011년 간소화를 기점으로 2012년 10.68명에서 2014년 12.73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운전면허 시험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면허시험장과 운전면허전문학원에는 개선된 시험이 적용되기 전 시험을 치르기 위해 몰려든 응시생이 몰려들었다. 직장인 공해정(24) 씨는 “평소에도 운전 면허 시험에 자신이 없었는데 어려워진다는 말을 듣고 급히 시험장 일정을 알아봤지만 이미 꽉 차서 시험을 볼 수가 없었다”고 전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예년에 비해 면허시험장 응시생이 20% 가량 늘어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운전면허전문학원들이 높아진 난이도를 핑계로 교습비를 올려받으면서 응시생들의 경제적 부담도 늘었다. 대학생 김해연(22) 씨는 “시험이 쉬울 때 면허를 딴 친구들은 55만원 정도만 냈다고 하는데 이번에 내가 학원에 등록하려고 하니 ‘시험이 어려워지면서 학원비가 올랐다’며 85만원이나 달라고 하더라”며 “그냥 면허 취득을 포기할까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경찰청은 응시생들이 느끼는 심적ㆍ경제적 부담을 파고드는 불법 운전 교습소가 활개칠 수 있다고 보고 26일부터 10주간 특별단속에 들어가기로 했다. 실제로 부산의 한 교습소는 학원 등록도 하지 않은 채 손으로 조작하는 조악한 제동장치를 단 불법교습차량을 이용해 영업을 하다 단속됐다. 이들은 “하반기부터 운전면허 시험이 어려워진다”며 “적은 돈으로 단기속성으로 면허를 따게 해주겠다”며 응시생들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why3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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