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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300원짜리 양초가 2000원…노점 때아닌‘촛불특수’
“추운 날씨에 시민들에게 도움은 못줄 망정, 양초 하나에 2000원을 받는 건 너무한 것 아닙니까.”

지난 17일 오후 서울 지하철 1ㆍ2호선 시청역 5번 출구인근 거리는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8차 촛불집회 참여하는 시민들과 함께 노점상들이 눈에 띄었다. 폭 2~3m 보도 100m 반경에는 마치 먹자골목이 들어선 것처럼 노점 15개가 자리잡고 떡볶이와 오뎅, 족발, 순대 등 팔고 있고 있었다.일부 노점에는 먹을 거리를 기다리는 5m 넘는 대기 줄이 생길 정도였다.

광화문역 2번 출구의 상황도 비슷했다. 길목마다 들어선 노점이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었다. 노점마다 많게는 5~6명이 음식 외에도 내복과 장갑, 발광다이오드(LED) 촛불을 팔고 있었다.

21일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에 따르면 지난 10월 29일 1차 집회부터 8차례 집회에 참가한 연인원은 모두 825만명이다. 그 중 651만명이 서울 중구 서울광장~종로구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웠다.

노점상들도 집회가 열리는 토요일마다 ‘촛불특수’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었다. 이날도 자동차가 통제된 광화문과 종로 거리에는 대목을 잡으려는 노점상들로 북적였다.

시청역 4번 출구 인근에서 계란빵을 팔던 노점상 신모(48) 씨는 “집회가 열리는 날은 자리만 잘 잡으면 평소 매출의 10배 이상 오른다”며 “노점상들에게 집회는 설날과 추석같은 대목”이라고 했다.

노점의 상술에 눈살을 찌푸리는 시민들도 많았다. 일부 시민들은 노점 가격표를 보고 놀랐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 있는 노점들은 입을 맞춘 듯 생수(500ml) 2000원, 계란빵 2000원, 이온음료 3000원 등에 팔았다. 평소 가격 대비 1.5~3배 가량 높은 수준이었다.

직장인 김주진(38) 씨는 “몇몇 노점은 집회를 장사수단으로만 보고 있다”며 “원가 300원 남짓 양초를 2000원을 받고 파는 모습은 사기에 가깝다고 본다”고 했다.

빽빽히 들어선 노점에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행 도로교통법에 따르면 도로 점용허가를 받지 않고 노점을 운영하는 행위는 모두 불법이다. 보행 방해는 물론 행여나 노점에서 쓰는 액화석유가스(LPG)가 폭발할 시 대형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종로구 단속원은 “단속 과정에서 노점상과 상인들의 반발이 심해 애를 먹고 있다”며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단속이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했다.

강문규ㆍ이원율 기자/mkk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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