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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KK 변호하는 글 써와”…극우단체 옹호글을 논설 과제로 낸 美 교사 ‘직무정지’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미국 위스콘신의 한 대안학교 교사가 백인우월주의 단체인 쿠클럭스클랜(KKK)을 변론하는 글을 써오라는 과제를 내 논란이 되고 있다.

BBC방송은 20일(현지시간) 위스콘신 밀워키의 한 대안학교에서 7학년 학생들을 가르치는 한 교사가 학부모들에게 “KKK를 옹호하는 내용을 글을 쓰게 하라”라는 가정통신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학부모는 학교 측과 밀워키 교육기관 관리 단체인 밀워키 경제 비즈니스 아카데미(BEAM) 측에 항의했다. 학교 측은 즉각 과제를 철회하고 해당 교사를 직무정지시켰다고 밝혔다. 



과제를 낸 교사는 “학생들에게 KKK의 행위가 정당하다는 것을 가르치려고 한 것이 아니라 설득력있는 글을 쓰는 법을 가르치려고 한 것뿐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학부모들은 가정통신문에 과제가 “공판 중인 KKK 일원들을 변론하는 논설문”이라고 적혀있다며 그 목적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이 교사는 최근 학생들에게 미국 인종차별 실태를 다룬 영화 ‘앵무새 죽이기’를 시청하게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앵무새 죽이기’는 백인 여성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누명을 뒤집어 쓴 흑인 남성을 변호하는 백인 변호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흑인 차별 문제를 심도 있게 다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원작자인 하퍼 리 작가는 이 소설로 퓰리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BEAM 측은 성명을 통해 “해당 과제의 목적은 학생들에게 ‘설득력 있는 글’에 대해 고민하게 하는 것이었다고 보인다”면서도 “7학년 학생들에겐 적합하지 않은 주제였던 것 같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파 미국 차기대통령의 당선 이후 미국에서는 ‘대안우파’와 KKK 등 인종차별 단체의 증오범죄가 급증했다. 전날에는 치사량의 방사선을 쏠 수 있는 산업용 X-레이 기계를 만들어 무슬림 미국인들을 죽일 계획을 한 혐의로 기소된 KKK 회원인 글렌 스콧 크로포드의 공판이 치러졌다. 미 남부빈곤법률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트럼프의 당선 이후 이달 12일까지 총 1094건의 증오범죄가 발생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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