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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떻게 생각하십니까?]촛불집회 ‘이석기 석방’목소리“본래 취지 변질”vs“표현 자유”
“이석기 의원을 석방하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촛불집회가 오는 24일로 9차를 맞는 가운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촛불 집회에 등장하고 있다. ‘촛불집회의 본래 취지가 변질될 수 있다’는 의견과 ‘본질을 크게 훼손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다.

지난 17일 8차 촛불집회에서 민중연합당 소속 회원들은 내란음모 사건으로 복역 중인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민중총궐기 당시 폭력 시위 주도로 수감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을 석방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집회 주최측 역시 이 전 의원과 한 위원장이 이번 정부의 피해자라는 이유로 집회에 참가한 시민들에게 이들과 함께 구호를 외칠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일부 시민들은 “촛불집회의 본질은 대통령이 국정농단을 책임지고 퇴진할 것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일부 정치적 단체의 의견을 전체 촛불민심으로 물타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엔 이정희 전 통합진보당 대표와 오병윤 전 원내대표 등 옛 통진당 소속 의원들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을 박영수 특별검사팀에 고소했다. 이 전 대표 등은 “(언론을 통해 공개된) 고(故) 김영한 전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 따르면 김 전 실장이 헌재에 연내 선고를 지시하는 등 헌재 재판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해 통진당 해산 심판에 개입했다”고 주장하며 특검의 수사를 요구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한 편이다. 1차부터 8차 집회까지 모두 참여한 대학생 김모(25ㆍ여) 씨는 “우리는 촛불과 특검을 통해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것이지 이석기 석방과 통진당 부활을 외치는 것이 아니다”며 “촛불은 세월호 사건 진상규명과 국정교과서 문제 등 특정정치집단의 문제가 아닌 이번 정부의 전반적인 실패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직장인 김모(35) 씨는 “모두에게 집회과 표현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헌재에 의해 해산된 정당이 촛불집회에서 자신들의 요구를 할 권리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회의 탄핵안 가결 이후 개인ㆍ가족 등 소규모 단위로 참가하는 촛불 집회 인원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특정 정치집단들이 내는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24일 9차 촛불집회에 대해 박사모를 비롯한 50여개 보수단체가 모인 ‘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가 서울시청 앞 대한문에서 탄핵무효 맞불 집회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을 외치는 단체 등과 갈등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구민정 기자/korean.g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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