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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위안부재단’ 1주년에 자리비운 이사장
“이사장님 자리에 없습니다. 오늘도 없고 그날도 없을 예정이에요.” 

오는 28일 ‘한일 위안부 합의’ 타결 1주년이 되는 가운데 김태현 화해치유재단 이사장이 자리를 비워 논란이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화해와 치유를 위해 설립된 재단의 취지에 역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지난 23일 미국으로 떠나 28일엔 국내에 없을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이사장이 미국으로 떠난 것은 개인적인 사정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귀국시기에 대해 “이사장 개인일정이라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다만 “이사장은 원래 개인적으로 미국을 자주 나간다”고만 했다.

결국 재단 이사장이 사적인 일로 재단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기념일에 자리를 비운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한일협정 1주년과 관련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을 찾거나 국민들에게 재단의 입장을 국민에게 전달하는 본연의 업무를 외면한 것이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재단의 중요한 일정에 자주 자리를 비웠다.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도 불참했다. 그는 국회에 불참사유로 ”재단 일로 바쁘다”고 했다. 재단일로 바빠서 재단 국정감사 자리에 빠진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

한편 재단은 지난 23일 “한일 합의에 따라 일본 측이 내놓은 거출금을 수령하겠다고 밝힌 생존 피해자가 34명으로 늘었다”며 “나머지 12명의 남은 생존 피해자에게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지급이 이뤄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는 “10억 엔에 역사를 팔아먹은 그 국치일로부터 1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 버젓이 사업이 잘 되어가고 있다며 홍보를 하는 일이 가당키나 한가”라며 “(재단이) 돈으로 한을 풀라고 피해자들을 우롱해 위안부 피해자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며 비판했다. 여전히 ‘법적 책임’을 인정하라는 피해자들의 요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1주년을 앞두고 있는 한일 정부간 위안부 합의는 현재 ‘진정한 역사적 화해’로 인정받지 못한 채 ‘정부간 합의’로 남아 있는 상태다. 논란의 합의 사항을 예정대로 이행하기에 앞서 진정한 역사적 화해와 치유를 위해 재단 이사장부터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관심을 보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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