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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택시기사도 환갑시대] “밤엔 일하기 힘들어 쉽니다” 연말심야‘택시전쟁’불렀다
서울 개인택시 평균연령 61.4세
취객 몰리는 심야시간대 운행 ‘뚝’
市, 승차난 해소대책 ‘백약이 무효’




송년회 시즌, 서울의 도심에서는 밤마다 택시 잡기 전쟁이 벌어진다. 강남역이나 종로, 홍대앞 등 특정지역에 탑승객이 몰리는 것도 원인이지만 운전자 고령화로 서울 택시의 70%를 차지하는 개인택시 심야시간대 운행률이 떨어진다는 점도 주요 이유로 꼽힌다.

28일 서울시에 따르면 개인택시는 4만9327대로 전체 서울 택시의 68%를 차지한다. 개인택시 운전자들의 평균 연령은 61.4세(올해 10월 기준)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개인택시 기사 고령화로 심야시간대(자정~오전 4시) 운행률이 뚝 떨어진다. 때문에 송년회 시즌, 서울의 도심에서는 밤마다 택시 잡기 전쟁이 벌어진다. [헤럴드경제DB]

서울시내 개인택시 운수종사자 중 65세 이상은 1만7073명으로 전체의 34.6%나 된다. 연령대별로는 60대가 2만3832명( 48.3%)로 가장 많았고 70대도 6732명(13.6%)이 운전대를 잡고 있다. 30대 개인택시 기사는 210명, 20대는 4명뿐이다. 80대 이상은 20대의 30배가 넘는 122명이다. 50대는 1만5230명(30.9%), 40대는 3139명(6.3%)이다.

문제는 개인택시 기사 고령화로 심야시간대(자정~오전 4시) 운행률이 뚝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하철과 버스가 끊겨 택시 승객들이 몰려는 시간대에 도심을 중심으로 공급이 줄어 승차난이 가중될 수밖에 없다 구조다.

서울시에 따르면 개인택시 운행률은 낮 시간대에 높은 반면 새벽 시간대에는 저조했다. 개인택시 운행률은 오후 4시대 48.5%를 최정점에 달했고 점차 줄다가 자정 지나면서 급격히 감소했다. 심야시간대인 오전 0~1시 41.4%, 오전 1~2시 33.1%, 오전 2~3시 22.5%, 오전 3~4시 14.4%에 그쳤다. 오전 4시대 운행률은 10.7%로 가장 저조했다.

전문가들은 연말 택시 승차난 원인으로 개인택시 운전기사의 고령화와 심야시간대 취객을 피하려는 운행행태를 꼽았다. 택시기사 정모(62) 씨는 “오전 0~2시 수요가 많아 수입이 괜찮은 건 사실”이라면서 “그 시각 승객 대부분은 취객이고 일부는 기사를 상대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한다. 밤만 되면 겁이 나서 택시 끌고 나오기가 무섭다”고 했다.

서울시는 심야 택시 승차난 해소를 위해 매년 각종 대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

서울시는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이 몰리는 연말(31일까지)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새벽 4시까지 개인택시 부제를 해제했다. 하루 약 1만5000대이 개인택시가 추가로 운행할 수 있지만 참여차량이 1500∼2000대에 그쳤다. 지난 24일까지 불금(토요일 자정부터 오전 2시까지)에 종로 일대에서 한시 운영한 ‘택시 해피존’도 시내 전역으로 확대하기에는 비효율적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 서울의 개인택시 면허는 나이제한 등 없이 양도ㆍ상속이 가능해 고령화가 심각하다”며 “일본도 운전면허증 갱신주기를 연령별로 차별화하고 면허 갱신 때 강습을 의무화하는 한편 면허 양수ㆍ양도 제한 규정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다. 국내에도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문규ㆍ이원율 기자/mkk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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