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농단’의혹 정조준
박근혜 정부 ‘비선실세’ 최순실(60 구속기소) 씨의 국정 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박 대통령 ‘비선 진료’ 의혹도 본격 수사하기 시작했다. 이는 박 대통령 ‘세월호 7시간’ 의혹을 밝히는 열쇠로 주목된다.
박영수 특검팀은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영재 성형외과 사무실과 원장 자택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진료기록과 개인 업무 일지 등을 확보했다. 또 다른 비선 진료 의혹을 받는 김상만 전 녹십자아이메드병원 원장 자택과 사무실, 김 전 원장이 일했던 차움의원 등도 압수수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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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국회 국정조사 청문회에 출석한 김영재 원장. |
김 원장은 최순실 씨와 친분으로 대통령 자문의가 아니면서도 ‘비선’으로 박 대통령을 시술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 당일인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에게 수면을 유도하는 프로포폴 처방과 함께 피부미용 시술을 했다는 의혹이 있다. 그는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청문회에서 “청와대에 들어가 여러 차례 진료했다”고 증언했다.
김 원장은 대통령과 이런 인연으로 현 정부에서 각종 특혜를 받은 것으로 평가된다. 전문의 자격이 없으면서도 서울대 병원 강남센터 ‘외래진료 의사’에 위촉되고, 올 3월 박 대통령의 중동 4개국 순방에 동행하기도 했다. 그의 부인이 대표로 있는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2014~2015년 직접 개발한 수술용 특수 실로 피부 주름을 없애는 ‘리프팅’ 시술 임상시험에 는 박 대통령 자문의가 참가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 업체의 봉합사 연구개발 과제에 15억원을 지원했다.
또 다른 비선진료 의혹을 받는 김상만 전 원장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차병원그룹 계열인 차움의원 재직 시절 최순실ㆍ최순득 씨 자매 이름으로 박 대통령의 주사제를 처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보건복지부 조사 결과 최씨 자매의 진료기록부상에는 ‘박대표’, ‘대표님’, ‘안가’, ‘VIP’, ‘청’이라는 단어가 총 29회 기재돼 대통령 시술 기록이라는 의혹을 받았다.
특검은 이날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김영재 원장과 김상만 전 원장을 차례로 불러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향후 김 원장의 의료사업 특혜 의혹에 연루된 서창석 서울대병원장과 이임순 순천향대서울병원 산부인과 교수 등에 대해서도 수사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복지부는 박 대통령과 최 씨에 대한 대리 처방 의혹, 진료기록부 허위 작성 의혹 등을 규명해달라며 검찰에 고발했다.
양대근·김진원 기자/bigroot@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