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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검수사-블랙리스트] 고은, 한강, 손숙… 아연실색케 한 리스트
-문학ㆍ영화ㆍ연극계 막론 전방위 관리
-블랙리스트 대상자들 정부 지원서 배제
-특검, ‘주도’ 김기춘ㆍ‘실행’ 조윤선 정조준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확보해 파헤치면서 그 실체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박근혜 정부가 현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예술계 인사의 명단을 자의적으로 만들어 관리해온 것으로 파악돼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드러난 시인 고은, 소설가 한강, 영화감독 박찬욱


지난 5월 한국인 최초로 영국 맨부커 인터내셜널상을 수상한 소설 ‘채식주의자’의 작가 한강(46)이 블랙리스트에도 포함된 것으로 28일 드러나 문학계에 충격을 주고 있다.

앞서 5ㆍ18 광주민주화운동을 다룬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는 문체부가 주최하고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세종도서(옛 문화부 우수도서) 선정ㆍ보급 사업 심사에서 배제돼 논란이 된 바 있다.

한강도 이달 13일 광주트라우마센터가 주관한 인문학 특강에서 “지금도 책을 쓰는 작업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악몽을 꾸고 있고 이 책(‘소년이 온다’)을 통해 블랙리스트에 올랐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매년 노벨문학상 후보로 꼽히는 시인 고은(83)과 영화 ‘올드보이’로 칸 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영화감독 박찬욱(53)도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박근혜 정부가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들을 정부 지원에서 배제하는 등 불이익을 줬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역시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배우 손숙(72)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연극연출가 이윤택 선생이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 찬조연설을 했다. 정치적 발언은 한마디도 없었는데 그 이후로 4년째 모든 지원이 다 끊겼다”고 토로했다.

해당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문화융성’을 국정기조로 내건 정부가 돈으로 문화예술인들을 길들이려 했다는 비난이 쏟아질 전망이다.



이외에도 배우 송강호, 김혜수, 정우성, 하지원, 작가 은희경, 박범신, 공지영, 영화감독 김지운 등 영화ㆍ연극ㆍ문학계를 막론하고 문화예술계 인사들이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블랙리스트 의혹의 정점에 김기춘(77)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故)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업무일지에도 김기춘 전 비서실장이 “문화예술계 좌파의 각종 책동에 투쟁적으로 대응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나타나 있다.



당시 정무수석이던 조윤선(50)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김 전 비서실장의 지시를 받아 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특검은 지난 26일 김 전 비서실장의 자택과 조 장관의 집무실 및 자택 등을 압수수색한 이후 정관주 전 문체부 차관,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 등을 잇달아 불러 조사했다. 29일에는 블랙리스트를 문체부에 전달한 의혹을 받는 모철민 전 교육문화수석이 특검에 소환돼 조사를 받는다.

joz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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