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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짜주식에 부당수임료·뒷돈까지… 제 주머니 채우는‘1% 엘리트’의 민낯
2016년 대한민국 법조계는 ‘치욕의 한 해’로 기록되도 무리가 없을 듯 하다. 68년 검찰 역사상 처음으로 현직 검사장이 구속된 것을 필두로 전ㆍ현직 판검사들의 비리 뉴스가 한 달이 멀다하고 터져나왔다. 이를 지켜본 대다수의 국민들은 허탈감에 빠졌고 급기야는 대법원장과 법무부 장관, 검찰총장까지 고개를 숙이는 초유의 상황으로 이어졌다.

▶비리 서막 알린 ‘진경준 공짜주식’=올해 상반기 법조계를 뜨겁게 달군 이슈 중 하나로 진경준 전 검사장의 ‘공짜 주식’ 사건이 꼽힌다.

진 전 검사장은 넥슨재팬 주식 8537주를 넥슨 측으로부터 무상 취득한 혐의 등으로 7월 구속기소됐다. 현직 검사장의 사상 첫 구속으로 법조계는 물론 검찰 내부도 큰 충격에 빠졌다. 특임검사팀 조사 결과 진 전 검사장은 넥슨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으로부터 건네받은 4억여원으로 넥슨재팬에 투자해 약 130억대의 ‘주식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지난 13일 지난 1심 재판부는 주식 대박 혐의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면서 진 전 검사장은 다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재판부는 추상적이고 막연한 김 대표의 진술만으로는 대가성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지만, 국민들의 반응은 싸늘했고, 검사의 직무범위를 과연 어디까지 봐야할 지와 관련해서는 거센 논란이 일었다.

▶메가톤급 폭풍 진원지 된 ‘정운호 게이트’=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로부터 촉발된 법조 비리 사건은 잘 나가던 전관 변호사들이 연이어 구속되는 메가톤급 폭풍으로 발전했다.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 변호사가 수임료 갈등 문제로 서울구치소에서 정 전 대표에게 폭행을 당하고 이를 경찰에 고소하는 과정이 외부에 알려지면서 모든 발단이 시작됐다. 부당 수임료를 받은 혐의로 최 변호사가 가장 먼저 구속됐고 이어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역시 3억원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과 추징금 5억원을 선고받았다. 정 전 대표와 최 변호사 사이에 구명 로비 명목으로 무려 100억원의 수임료가 거래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많은 국민들을 허탈하게 됐다.

정운호발 후폭풍은 ‘레인지 로버’ 부장판사 사건으로 이어졌다. 김수천 부장판사는 네이처리퍼블릭의 가짜 화장품 제조·유통 사범들을 엄벌해달라는 등의 청탁과 함께 정 전 대표로부터 총 1억8000여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현직 부장판사의 구속에 양승태 대법원장이 직접 나서 국민 앞에 고개를 숙였다.

▶‘스폰서 검사’에서 ‘명의 뒷돈 변호사’까지=하반기에게도 크고 법조계 작은 비리 사건이 이어졌다. 지난 10월 김형준 전 부장검사는 고교 동창인 사업가 김모씨로부터 수년간 5000여만원 상당의 금품과 향응을 받은 사실이 폭로되면서 ‘스폰서 검사’ 논란이 불거졌다. 지난 22일에는 브로커들에게 명의를 빌려주고 뒷돈을 챙긴 혐의 등으로 부장판사 출신 한모 변호사가 구속기소됐다. 한 변호사는 자신이 대표 변호사로 있는 모 법무법인의 자금 4억5000여만원과 사건 의뢰인이 맡긴 공탁금 2000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처럼 전ㆍ현직 판검사와 변호사들의 비위 사건이 잇따르면서 법조계 안팎에서는 일부 법조인들의 ‘비뚤어진 엘리트 의식’과 부실한 인사 검증 시스템 등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양대근 기자/bigroo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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