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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가 멍하면 우수한 참모도 없어…통일이룬 독일서 배워야”
서독 이끌었던 아데나워 총리
서방과 동맹속 자국이익 도모

대북정책은 국내정치와 분리
美·中 갈등속 국익목표 제시를



외교ㆍ안보 전문가들은 차기 대통령에게 국제 역학관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전략적 사고와 국론 통합의 리더십을 주문했다. 미중 양강 체제에서 자국 이기주의에 기반한 다극체제로 변화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우리의 국가적 목표와 국익을 명확히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국론 통합을 이끌어야 한다는 요구다. 강대국들의 대치 속에서 특정 국가에 대한 동맹을 우선하면서도 역학관계의 변화에 따라 유연하게 응전하며 국력을 강화했던 역대 독일 지도자들의 외교ㆍ통일 전략은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할 모델로 꼽혔다. 19세기 후반 독일 재상 비스마르크와 전후 냉전시대의 서독을 이끌었던 아데나워, 동서 분단 시대를 끝낸 빌리 브란트 등이다.

▶국제정세 이해에 바탕한 전략적 리더십=전인영 서울대 명예교수(국제정치)는 “우리 외교안보는 외부적 요인에 민감한 환경”이라며 “대통령이 국제적 환경에 이해도가 뛰어나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 스스로가 모르면 우수한 참모를 발굴할 수도 없다”며 “이제까지 대통령이 밖에 나가 협상이나 회담을 잘못한 예가 얼마나 많느냐”고도 했다.

전 교수는 “우리의 한계와 처지를 명확히 알아야 하며 이에 기반해 동맹과 외교정책에 있어서의 우선순위를 정해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리닝 투어드’(leaning toward, 지향)를 확고히 해야 하는데, 우리의 경우는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며 “서방과의 동맹을 추구하면서도 기회가 왔을 때 자국의 이해와 이익을 도모했던 독일 아데나워의 외교전략을 모델로 꼽을만하다”고 했다.

▶외교강국의 리더십…대북정책을 국내정치와 분리시키고 국제정치 관점에서 접근해야=박인휘 이화여대 교수(국제학)는 ‘미중 시대의 국가전략’과 ‘평화통일 지향의 대북정책’을 최우선 외교 과제로 꼽았다.

박 교수는 “대북문제를 국내 정치의 관점에서 갈등지향적으로 몰고 간 것이 현정부의 실패”라며 “‘통일 대박’이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는 모두 ‘국내용’이다, 북한 문제를 내치와 분리시키고 국제정치 관점에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했다. 박 교수는 현재 정세를 “미중 경쟁이 심화하는 동시에 영국, 일본, 러시아 등 강대국들이 21세기형 부국강병을 추구하는 환경”이라고 분석하며 “미중 양국 사이에서의 태도는 지금까지의 ‘등거리’‘힘의 균형’이라는 공간적ㆍ물리적 개념에서 벗어나 양쪽에서 국익을 모두 취할 수 있는 ‘이익의 균형’이라는 관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 우리사회가 이룩한 산업화와 민주화를 넘어, ‘외교강국’의 시대를 열 수 있는 지도자의 리더십이 요구된다”고 했다. 화해와 협력에 기반해 수십년에 걸쳐 펼친 ‘동방정책’으로 독일 통일을 이룬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총리를 우리의 모델로 참고할만한 리더십으로 꼽았다.

▶소통의 리더십으로 국론통합해야=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미중간의 전략적 긴장과 갈등이 고조될 것이나 양국 모두 국내문제가 산적해 있어 곧 균형점을 찾아 장기적으로는 안정적 관계로 들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교수는 “한국의 차기 지도자는 미중간의 단기적 긴장ㆍ갈등 고조 상황에서 우리의 국가적 목표와 국익을 분명히 제시해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했다.

분명한 국가목표를 갖고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국론을 통합시킬 수 있는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했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논쟁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소통을 통해 국민적 합의를 이끄는 리더십이 중요하다”며 “외교강국은 결국 국론이 통일된 나라다, 국론이 분열되면 외교에서도 불안요소”라는 것이 김 교수의 말이다.

이형석 기자/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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