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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별기고-손명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건강보험 40년, 본격 해외진출 원년(元年)
“전국에 산재해 있는 조직 구성원들이 한 자리에 모인 것처럼 서로 대화하는 모습이 놀라웠습니다. 이 같은 첨단의 ICT(정보통신) 기술이 우리나라의 보건의료 시스템에도 곧 도입될 것을 희망합니다.”

지난 2일 오전, 바레인의 국가보건최고위원회 일행이 강원도 원주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 대강당에서 열린 2017년 시무식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사무소를 비롯해 9개 지원에 동시 생중계됐다. 2015년 12월 원주로 옮겨온 직원들에겐 일상화된 일이지만, 멀리 중동에서 온 손님들은 심평원 전체 조직이 하나의 화면 위에서 그물망처럼 연결되어 자유롭게 소통하는 모습에 강한 인상을 받은 듯했다.

바레인은 심평원이 보건의료 구매관리 시스템의 수출을 위해 지난 한 해 동안 공을 들여온 국가다. 바레인이 지난해 1월 심평원이 주관한 국제회의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양측은 상호방문 등 꾸준히 협상을 계속해왔고, 이제 본계약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다. 계약이 체결되면 한 국가의 보건의료 관리시스템이 통째로 타 국가로 이식(移植)되는 세계 최초의 사례이며, 우리나라 보건의료 관리시스템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다.

바레인이 도입을 희망하는 심평원의 보건의료 관리시스템은 우리가 여타 선진국의 모델을 벤치마킹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구축한 명품(名品)이다. 우리나라에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된 이래 꾸준히 축적해온 의료서비스의 심사·평가 노하우와 세계 최고 수준의 ICT 기술이 결합되어 발전한 집단지성의 결정체라고 자부한다. 심평원의 기능을 간단하게 정리하면, 전 국민이 가입한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동시에 의료서비스의 질적 수준 제고를 통해 국민 건강을 증진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국가 차원에서 보건의료 서비스의 개선 여지가 많은 중진국, 개발도상국들로서는 한국의 사례가 우선적인 벤치마킹 대상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은 그들보다 훨씬 열악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오늘의 성과를 일궈냈기 때문이다. 해마다 외국에서 수십, 수백 명의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심평원의 각종 교육·연수 프로그램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해는 우리나라에 건강보험 제도가 도입된 지 40년이 되는 해다. 40년 동안 가꾸고 키워온 우리의 보건의료 구매관리 시스템이 바레인에 수출되면, 이는 더 많은 국가들에 진출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다. 실제로 바레인은 심평원 시스템을 도입한 뒤 우선적으로는 사우디 아라비아, 쿠웨이트, 카타르 등 주변 걸프 5개국, 나아가 아랍권 전역에 심평원과 공동으로 진출하자고 제의하고 있다. 보건의료 관리시스템의 해외 진출은 병원, 약제 등 우리나라의 우수한 보건의료 서비스가 진출하기 위한 고속도로를 놓는 일에 비유할 수 있다. 건강보험제도 도입 40년을 맞는 올해가 본격적인 보건의료 해외진출의 원년이 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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