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새해 금연, 또 작심십일? ①] 술 한잔에…당신 또 무너지나요?
-‘독종’ 소리 들을 각오하고 단번에 끊어야

-술 한잔이 또 흡연…보조제 활용도 바람직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회사원 박모(40) 씨는 새해 첫 날이면 담배를 끊겠다고 다짐한다. 우리 나이로 다섯 살 된 딸이 태어난 해부터니까 올해 벌써 5년째다. 그러나 지난 4년간 계속 실패했다. 새해부터 시작된 조직 개편, 인사로 인한 스트레스에다 송년회를 치르다 못해 넘어온 신년회에서 이어진 술자리에 박 씨의 ‘금연 결심’은 넉다운됐다. 올해도 박 씨의 상황은 비슷하다. 야심차게 시작한 금연은 채 열흘을 넘기지 못할 것 같다. ‘작심십일(作心十日)’의 위기에 처한 셈이다. 

가벼운 술 한 잔도 금연을 결심한 사람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술과 담배, 모두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사진제공=다사랑중앙병원]

흡연의 폐해는 삼척동자도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다들 무시하고 지나가기 일쑤다.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 일단 흡연하게 되면 끊기가 매우 어렵습니다’라는 담뱃갑에 쓰여진 문구에도 ‘설마, 내가…’ 하는 생각에 지나가는 경우도 많은 것이 흡연자의 일상다반사다.

‘이 죽일 놈의 담배’만 끊을 수 있으면…’이라는 생각으로 새해 계획으로 금연을 생각하지만 채 10일을 못 넘기고 포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담배를 끊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세 가지 팁에 대해 정리해 봤다.

▶“단번에 끊어라”=우선 의료계 등 전문가들은 담배를 단번에 끊을 것을 조언한다. 서서히 줄여나가는 것은 담배 생각만 더 간절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니코틴 등을 계속 흡수하게 해 뚜렷한 건강 개선 효과가 없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진이 하루 40~50개비의 담배를 피우는 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니코틴 대용품을 사용하기 시작한 흡연자들의 경우 하루 10개비로 흡연량을 줄이는데 성공했으나 인체에 해로운 암 발병 인자들의 체내 흡수율은 거의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암을 일으키는 병인 물질중 단 한 가지 성분의 체내흡수율만이 줄어들었다. 결국 흡연량을 줄이는 것은 금연 효과가 거의 없으며, 쇠뿔처럼 담배는 단번에 끊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실험이다.

▶“금연할 땐 술은 자제해라”=흡연자의 경우 보통 술을 마시면 담배 생각이 간절하다고 이야기한다. 담배를 피우면 니코틴이 체내에 흡수되어 혈관을 타고 뇌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수십초에 불과하다. 이때 니코틴은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해 신경 전달 물질 도파민을 분비시켜 쾌감이나 긍정적인 기분을 선사한다. 술도 마찬가지여서 술과 담배를 함께하면 더 많은 쾌감을 느끼게 되고, 술과 담배를 서로 부르는 같이 하게 되는 악순환이 생긴다.

이무형 다사랑중앙병원장은 “술과 담배는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한 물질로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작용이 유사하다“며 “일반적으로 한 가지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에 의존하면 다른 중독 물질에도 의존하기 쉽다”고 지적했다.

▶”보조제 도움도 OK“=단칼에 무를 베듯 금연하라고 해서 당장 아무 준비도 흡연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 경우 스트레스, 음주 등 각종 흡연 유발 요인에 무너지기 쉽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금단현상 때문이다. 금연하면 짜증, 무기력, 화, 불안, 초조, 신경 과민, 정신 집중 곤란 등이 일어나거나 지나친 군것질로 체중이 늘어 자칫 또 다른 건강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 니코틴 패치 등 보조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고려대 안산병원 가정의학과의 허연 교수는 “금단현상이 심할 경우 주위에 당근, 오이, 견과류, 건포도 등 담배 대용품을 두고 흡연 욕구를 느낄 때 섭취하고, 양치질, 손씻기, 샤워 등을 자주 해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흡연자 스스로의 ’금연 결심‘이다. 전문가들은 “‘작심십일’을 벗어나 꾸준히 금연하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담배를 끊겠다는 스스로의 의지”라고 입을 모았다.

ke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