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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노사분규 때문에 글로벌 ‘빅5’서 밀려난 자동차산업
한국이 글로벌 완성차 생산국 ‘빅 5’에서 결국 밀려나고 말았다. 대신 그 자리는 신흥 자동차 강국으로 부상한 인도가 꿰찼다. 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자동차 생산량은 422만8536대에 그쳤다. 직전 연도 455만5957대에 비해 7.2% 줄어든 것이다. 그에 비해 인도는 꾸준히 출고량이 늘어 지난해 역대 최대인 450만대 가량을 생산하며 한국을 끌어내렸다. 하반기 들어 인도에 근소하게 밀리기 시작하더니 차이를 극복하기는 커녕 되레 더 벌어지고 만 것이다.

우리 자동차산업의 후퇴는 기본적으로 수출과 내수의 동시부진에 따른 것이다. 수출은 지난해 하반기 다소 회복세를 보였다지만 상반기 부진(13.3% 감소)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내수 역시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이 끝난데다 경기 부진의 골이 워낙 깊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질적인 노사 분규 탓이 가장 컸다. 국내 최대 업체인 현대자동차만 해도 지난해 임단협 과정에서 발생한 파업으로 10만대 이상 생산 차질을 빚은 것으로 추산된다. 노사가 합심해 뛰어도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판에 파업까지 벌이니 경쟁에서 밀리는 건 당연한 결과다. 이러다 5위 자리 회복은 고사하고 6위 자리도 멕시코에 내줄지도 모른다.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지켜나가려면 무엇보다 고비용-저생산 구조를 뜯어 고쳐야 한다. 국내 완성차 5사의 평균 연봉은 9313만원(한국자동차협회)으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일본의 도요타, 독일의 폴크스 바겐도 당시 환율로 따져보면 7000만원대에 머물고 있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지출도 14.3%(2015년말 기준)로 도요타(6.1%), 폴크스바겐(9.7%)보다 훨씬 높다. 반면 차량 한대를 만드는데 투입되는 시간을 나타내는 지표인 HPV(Hour Per Vehicle)가 현대차의 경우 26.4시간에 달한다. 도요타는 24.1시간, 폴크스바겐은 23.4시간이다. 현대차의 경쟁력이 뒤처진다는 얘기다.

우리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수출 내수 노사안정 삼박자가 잘 맞아야 한다. 그러나 올해도 주변 여건은 녹록치 않다. 내수진작과 수출선 다변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마른 수건을 짜겠다는 각오로 가격 경쟁력을 키우고 한 발 빠른 투자로 미래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는 노력이 더 중요하다. 특히 원만한 노사관계는 경쟁력 제고의 핵심이다. 노조는 거위 배를 가르는 우를 더는 범하지 않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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