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동안 치매를 앓던 80대 아내를 돌봐 왔던 남편은 최근 자신마저 치매 증상을 보이면서 불행은 시작됐다.
A(84) 씨는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아내 B(86) 씨를 수차례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매주 월∼금요일 A 씨 부부 집을 방문하는 요양보호사가 9일 오전 A 씨 집 안방에서 B 씨가 숨져 있는 것을 보고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B 씨는 머리에 둔기로 맞은 듯한 반원 모양의 상처를 입고 안방 이불 위에 쓰러져 있었다. 남편 A 씨는 집거실에 있었으며 범행에 쓰인 것으로 보이는 둔기가 다른 방에서 발견됐다.
서중석 인천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A 씨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사전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6일 이후 이들 부부의 집에 드나든 외부인이 없었다는 점, 아내가 숨진 채 발견되기 이틀 전인 7일 오후 A 씨가 혼자 소주 1병을 사서 집으로 들어가는 폐쇄회로(CC)TV 장면 등에 미뤄 7∼8일 사이 범행이 벌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유족으로부터 B 씨는 4년 전부터 치매를 앓았고, A 씨는 최근 치매 증상이 나타나 함께 투병해왔다는 진술을 받았다고 했다.
onli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