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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갑다 추위야②]썰매 탄 冬心 “추워져서 신나요~!”
- 돌아온 동장군에 썰매장ㆍ스케이트장 활기
- 다음달 중순까지 개장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할머니, 얼른 또 타러 올라가요.”

13일 오전 서울 성동구 뚝섬유원지에 개장한 눈썰매장. 90m 길이의 썰매장에서 내려오기 무섭게 8살 짜리 손녀가 다시 올라가자며 이숙자(67ㆍ여) 씨의 발걸음을 재촉했다.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패딩 외투를 입은 손녀는 매서운 추위에 양볼과 코끝이 빨개지면서도 얼굴엔 함박 웃음이 피었다. 이 씨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썰매 타는 게 너무 재밌다”며 “썰매장을 비롯해 작은 놀이기구까지 있는 뚝섬유원지는 손녀와 시간을 보내기엔 안성맞춤”이라고 했다. 


한동안 한낮에는 섭씨 18도까지 올라가는 따뜻한 날씨에 썰렁함을 면치 못했던 시내 눈썰매장과 아이스링크는 최근 돌아온 추위를 반기고 있다. 지난 12일 많은 방문객들로 붐비면서 활기를 되찾은 서울 성동구 뚝섬유원지의 눈썰매장.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따뜻한 날씨 탓에 한가했던 도심 속 썰매장과 스케이트장이 모처럼 붐비고 있다. 다시 돌아온 추위를 야외 활동으로 신나게 이겨내려는 시민들 덕분이다. 특히 접근성이 좋은 도심 속 ‘겨울왕국’에는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줄을 잇고 있다.

뚝섬유원지 썰매장 관리 담당자인 김구현(39) 실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따뜻한 날씨 탓에 눈을 만들지 못해 방문객이 적었는데, 다시 내려간 기온 덕분에 지난 주말엔 최고 2000명의 시민들이 찾았다”며 “적당히 추워야 방문객도 많이 온다”고 귀띔했다.

이곳에는 썰매장 뿐만 아니라 주변 어린이 자동차 코스, 빙어잡기 체험장, 소규모 놀이기구 등도 있어 겨울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학부모를 유혹한다.

필리핀 출신으로 부모를 따라 한국으로 와 경동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베네딕(11) 군은 다문화 멘토링 프로그램을 통해 만난 대학생 김홍식(26) 씨와 함께 썰매장을 찾았다. 베네딕 군은 “이렇게 하얀 눈이 많은 곳에서 눈썰매를 처음 타본다”며 “멘토 형이랑 더 자주 왔으면 좋겠다”며 함박 웃음을 지었다.

동장군이 활력을 불어넣어 준 곳은 썰매장 뿐만 아니다.

지난달 개장한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아이스링크 역시 이날 색색의 헬멧을 쓴 초등학생들로 가득했다. 저녁에는 클래식 음악 영상과 화려한 조명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면서 연인들도 다수 찾아온다고 아이스링크 측의 설명. 


한동안 한낮에는 섭씨 18도까지 올라가는 따뜻한 날씨에 썰렁함을 면치 못했던 시내 눈썰매장과 아이스링크는 최근돌아온 추위를 반기고 있다.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아이스링크가 많은 방문객들로 붐비고 있다. 이현정 기자/rene@heraldcorp.com

어린 세 자녀를 데리고 온 주부 박미재(38ㆍ여) 씨는 “학교와 유치원이 지금 방학이라 아이들이 집에만 있기 싫어해 나왔다”며 “서울 시내에 이렇게 재밌게 놀 곳이 있어 나도 편하고 아이들도 좋아한다”고 말했다.

아이스링크 관리 담당자인 황혜란(24ㆍ여) 플래너는 “평일에는 평균 400명, 주말에는 약 1000명이 찾는다“며 ”지난해 1월에 대비해 방문객 수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이어 “전시회를 찾았다가 아이스링크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더 많은 인원이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서울 시내 대부분의 겨울용 아이스링크와 썰매장은 다음달 중순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ren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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