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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명절이 싫다②] “세뱃돈ㆍ선물 줄여야죠”…서민들 지갑 닫는다
- 설 물가 지난해보다 최대 8.1% 상승

- 소비자들, “명절이지만 소비 줄이겠다”

- 매달 급등하는 소비자물가지수

- 소비자심리지수는 여기에 맞춰 하락해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드라마 보다가 급 우울해졌어요. 쟤들은 ‘금나와라 뚝딱’하면 돈이 나오는데, 나는 참치캔 가격인상에도 착잡해지니까.”

직장인 이병수(27ㆍ서울 성동구)씨는 ‘설 물가 상승’에 대해 이야기하자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전라남도가 고향인 이씨는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다.

이 씨는 “명절에 집에 내려가야 하는데, 생활비로만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니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서 머릿속이 복잡하다”고 밝혔다.
한적한 모습의 한 전자상가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장바구니ㆍ명절 물가는 주부와 4인가정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이 씨와 같은 직장인들도 급등한 물가에 시름하고 있다. 이는 전체적인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전국 19개 지역, 45개소 전통시장과 대형유통업체를 대상으로 설 차례상 관련 28개 성수품을 조사한 결과, 설 상을 차리는데 대형유통업체에서는 34만1000원, 전통시장에서는 25만4000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설 연휴기간과 비교했을 때 대형유통업체의 경우 0.9%, 전통시장은 8.1% 가량 늘어난 모습이다.

설 물가가 올랐지만, 이는 서민들의 생활물가 인상과 직접적으로 연결된다. 설 물가 품목에 포함되는 식용유나 야채류, 육류 등 상품은 모두 장바구니 물가를 산정할 때 들어가는 제품들, 이에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도 커졌다.

많은 소비자들이 올해는 소비를 줄이겠다는 뜻을 밝혔다. 여기에는 가족ㆍ친지에게 줄 설 명절 상품을 줄이는 것도 포함됐다.

직장인 이윤지(28ㆍ여)씨도 “조카 100일이 몇주 전이었는데, 뉴스에서 장난감 가격이 10만원도 넘는다고 해서 고민”이라며 “물가가 올라서 생활비도 많이 드는데 술값을 줄이든지 해야겠다”고 말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자영업자 최순익(48) 씨도 “회사 사정도 어려운데, 계란값이 올라서 1만원 가까이 된걸 보면서 한숨이 나왔다 ”라며 “세뱃돈은 물론이고 가족끼리 명절음식도 대폭 축소해 간소하게 지내기로 합의했다”고 전했다.

한적한 모습의 한 시내중심가 지하상가의 모습. (사진=헤럴드경제DB)

물가가 오르면 서민들은 소비를 줄인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년 전보다 1.3% 상승했다. 1%대의 물가가 낮게 느껴질 수 있지만, 지난 5월에서 8월까지 기간 소비자물가상승률이 0% 대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했을 때는 상승한 모습이다.

같은 기간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하락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4.2, 글로벌금융위기가 닥쳤던 2009년 4월(94.2) 이후 7년 8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두가지 지표만을 놓고 경제현상을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둘 사이에는 연관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1월 들어 더욱 상승한 물가는 더욱 큰 소비심리 위축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련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최근 채소값과 식용유가격, 육류와 계란값이 급등한데 이어 통조림 등 가공식품들도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상황이라, 여파는 더욱 클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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