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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D-2] 트럼프 시대를 읽는 키워드 셋
[헤럴드경제=조민선 기자]미국의 신(新) 행정부 공식 출범이 20일(현지시간)로 다가오면서, 향후 미국을 이끌어갈 트럼프 행정부의 철학과 정체성에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다. 그동안 인수위 활동이나 내각 구성 등으로 본 트럼프 정부는 ▷미국의 경기부양에 초점으로 맞추고 ▷양극화를 완화하는 ‘오바마 정책’의 근간을 거부하며 ▷대외적으론 자국 보호무역주의로 반(反)세계화 기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게티이미지]

▶경기부양=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미국 내 제조업 부활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강조해왔다. 1930년대 대공황 이후 누렸던 미국의 풍요를 불러오겠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공약을 앞세웠다.

그는 “미국은 경제적으로 중국, 일본, 멕시코 등으로부터 몰매를 맞고 있다. 미국의 제조업도 쓰러졌다”면서 “미국산을 사고 미국인을 고용한다”는 경제정책을 천명했다.

트럼프의 공식 취임 전부터 자동차사인 포드, GM,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은 앞다퉈 미국 내 투자 및 일자리 창출을 선언했다. GM은 17일(현지시간) 올해 미국 내 10억달러(1조2000억원)를 투자해 일자리 1500개를 새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미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도 이날 올해 미국 내 일자리 1만개를 창출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신규 매장 건설을 비롯해 기존 매장 리모델링 등에 68억달러(8조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앞서 트럼프는 항공기 제작사 보잉을 향해 “42억달러가 넘는 ‘에어포스원’ 제작 비용이 너무 높다”고 비난해 결국 할인 약속을 받아냈고, 일본 기업인 도요타의 멕시코 공장 건설 계획을 비판해 이를 미국 내 투자로 돌렸다. 국내 기업 가운데선 현대차그룹이 트럼프 정책에 발맞춰, 향후 5년간 31억달러(3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혔다.

기업들이 줄줄이 미국 내 투자를 선언하자 트럼프는 고무됐다. 트럼프는 이날 트위터에 “(취임도 하기 전에) 내가 미국으로 되찾아온 모든 일자리, 미국으로 되돌린 모든 새로운 자동차 공장, 군수물자 구매 시 협상을 통해 깎은 엄청난 비용 등으로 인해 여러분은 ‘대박’(big stuff)을 보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反세계화=트럼프의 미국중심주의는 선거 때부터 부각됐다. 특히 미국 내 수입 제품에 대한 관세를 높여 무역 장벽을 쌓는 보호무역주의를 천명하면서, 향후 무역갈등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대표적으로 중국과 멕시코 등에 반감을 표시하며 으름장을 놨다.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고,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이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17일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보호무역을 추구하는 것은 어두운 방에 자신을 가두는 것과 같다”며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는 그동안 중국의 관세 장벽이 다른 국가에 비해 높다는 점을 꼬집어왔다. 실제로 중국의 2015년 기준 평균 관세율은 9.8%로, 미국의 3.5% 대비 높다.

당장 트럼프의 ‘국경세’ 협박으로 타격을 입은 멕시코도 국경세 부과 시 보복 관세로 즉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데폰소 과하르도 멕시코 경제부 장관은 ”트럼프 국경세는 일련의 충격을 낳을 것“이라며 ”전 세계에 불황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맞섰다.

트럼프는 미국 내 일자리를 위해 멕시코산 제품과 중국산에 35~4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외 트럼프 행정부는 보호무역기조를 기반으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수정이나 폐지, 한미 FTA 재협상 같은 공약 실천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反오바마(양극화)=트럼프 정부는 특히 사회 분야에서 오바마 정부와 180도 다른 행보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오바마의 가장 큰 업적으로 꼽히는 전 국민 건강보험제도 ‘오바마케어’를 폐기 1순위로 놓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오바마케어는 저소득층에 연방정부 보조금을 투입해 건강보험을 의무 가입하도록 한 제도로, 2014년 도입해 2000여 명이 가입했다. 이에 대해 뿌리깊은 반감을 표시해온 트럼프는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이를 대신할 다른 보험제도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오바마케어의 폐지론은 트럼프가 그동안 저소득층이나 이민자 등에 보여온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기본적으로 중산층에 포커스를 맞춰온 그는 오바마 정부가 추진해온 각종 양극화 완화를 위한 정책과는 궤를 달리할 것으로 보인다.

사회 약자들을 품지 않는 트럼프의 행보는 사회 갈등으로도 격화되고 있다.

지난 14일 미국 주요 대도시들에서 이민자들의 ‘반(反) 트럼프’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졌다. 멕시코 국경장벽 설치, 무슬림 입국금지 등 트럼프 당선인의 공약을 성토하고 이민자의 권리보호를 촉구하는 시위에 수천명이 참여했다. 이들과 뜻을 함께 하는 정치인, 종교지도자, 여성·노동단체 인사도 시위에 가세했으며, 전국 50개 도시에서 크고 작은 집회와 시위가 벌어졌다.

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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