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꼬마 노동자’로 일했던 ‘재명이’는 오늘(23일) 대통령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에게는 오늘은 결코 잊을수 없는 날이다. 어머니 손을 잡고 공장에 출근했던 그는 43년만에 다시 이 공장에서 휠체어에 탄 노모를 부둥켜 안았다. 눈물이 왈칵 쏟아져나왔다.
이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장에서 자신의 과거와 가족이야기를 전했다.
이 시장은 “저는 초등학교를 졸업한 1976년 봄부터 깔끔한 교복 대신 기름때 묻은 회색 작업복을 걸친 채 어머니 손을 잡고 공장으로 향했습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솜털이 남아있는 고사리 손 아들을 시커먼 고무공장까지 바래다 준 어머니는 상대원시장 화장실 앞에서 휴지를 팔았습니다. 시장 화장실에서 밤 열시가 넘어 퇴근 하시고도 철야를 마치고 새벽 4시가 되어야 귀가하는 어린 아들을 기다려 주셨습니다”라고 회상했다.
이 시장은 “고된 밭일로도 자식들 먹여살리기 어려워 약장사에 밀주까지 팔면서 힘겨운 삶의 무게에 부엌 구석에서 몰래 흐느끼시던 어머니, 고무공장 샌드페이퍼에 깍여 피가 배어나오는 제 손바닥을 보고 또 우셨습니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벨트에 감겨들어 뭉개져 버린 제 손가락을 보고 또 우셨고, 프레스 사고로 비틀어져 버린 제 왼팔을 보고 또 우셨고, 단칸방 가족들이 잠들었을 때 마당에 물통을 엎어놓고 공부하던 저를 보고 우셨고 장애와 인생을 비관해 극단적 시도를 두 번이나 하는 저를 보고 또 우셨습니다”라고 했다.
이 시장은 “자식들 문제로 힘들어 하십니다. 죄송합니다. 어머니..”라며 말을 잇지못했다.
그는 “노동자가 오늘 바로 그 참혹한 기억의 공장에서 대한민국 최초의 노동자출신 대통령이 되려고 합니다”라고 했다.
이 시장은 이날 가족들을 공개했다.
그는 “일곱 남매를 위해 평생을 바쳐 온 제 어머님, 여기 와 계십니다. 비뚤어지지 않고 바르게 키워 주신 어머니, 자랑하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따뜻한 박수를 부탁드립니다”라고 했다.
“광부, 건설현장에서 일용노동자로 일하다 추락사고로 다리를 절단하신 강원도 큰 형님은 몸이 불편해 못오셨습니다. 음은, 요양보호사로 일하시는 제 누님이십니다. 그리고, 청소회사 직원 제 둘째형님이십니다. 그리고 환경미화원으로 일하는 사랑하는 동생입니다” “원시장 청소부로 일하시다 돌아가신 아버님은 이 자리에 안 계십니다”라고 했다.
이 시장은 “야쿠르트 배달원을 거쳐 건물 청소 일을 하다 2년전 새벽 과로로 딴세상 사람이 된 제 여동생은 저 하늘에서 오빠를 격려하고 있을 것입니다”라고 했다.
그는 “한때 가장 사랑했고 가까웠던 셋째 형님, 안타깝게도 지금 이 자리에 함께 하지 못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했다.
이어 “마지막으로, 흠많고 부족한 저 대신 모든 것을 감수하고, 언제나 제게 힘이 되는 제 아내와 아이들입니다”고 소개했다.
이 시장은 “저의 모든 판단과 행동과 정책은 제 삶의 경험과 가족 이웃의 현실에서 나옵니다. 약자의 희생으로 호의호식할 수 없었고, 빼앗기지 않고 누구나 공정한 환경에서 함께 잘 사는 것이 저의 행복이기 때문에 저는 저의 행복을 위해 싸웠을 뿐입니다. 그러므로 저의 약속은 스스로의 다짐일 뿐 누군가에 대한 제안이 아닙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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