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성묘, 하셨나요②]화장 대세라지만…그마저도 힘든 게 현실
-전국 10명 중 8명은 ‘화장’ 선택…이제는 ‘대세’

-‘자리 찾아’ 화장 선택했지만, 정작 화장터도 부족

-정부는 ‘자연장’ 장려하지만, 실제 이용률은 바닥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경기도 파주에 사는 A(40) 씨는 얼마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선산이 아닌 봉안당에 모셨다. 조상을 모시는 선산이 개발 사업에 포함되면서 절반 이상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당시 있던 조상묘도 대부분 봉안당에 이장해야 했다.

그나마도 A 씨는 운이 좋은 편이었다. 추모공원에 자리가 없어 자칫하면 먼 지역으로 옮길 뻔했다. A 씨는 “이장할 때도 자리가 부족하단 건 알았지만, 반년 사이에 훨씬 상황이 심각해졌다”며 “아버지도 이참에 가족을 위해 미리 자리를 만들어놓자고 하셔 돈을 더 내고 예약을 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의 화장률은 83.5%에 달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화장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납골당 수요에 비해 공급은 한참 미치지 못해 경쟁까지 벌어지고 있다.

매장이 당연시됐던 국내 장례 문화가 점차 화장으로 옮겨가 이제는 10명 중 8명은 화장을 선택하고 있다. 그나마도 추모공원 시설이 수요에 미치지 못해 자리를 두고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전국의 화장률은 83.5%에 달했다. 10명 중 8명 이상이 화장을 선택하고 있는 것이다. 전년 동기(81.8%)와 비교했을 때도 1.7%p 증가한 수치로, 화장 비율은 계속 오르고 있다. 지역별로 따지면 부산이 96.6%로 화장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았고, 경남(91.7%), 인천(89.2%)이 뒤를 이었다. 반면, 세종은 53.0%로 전국에서 화장률이 가장 낮았다.

문제는 늘어나는 화장률에 비해 추모공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가톨릭 신자인 김효연(71) 씨도 최근 자신의 장례 때 화장을 선택했다. 지난해 교황청이 화장을 전면 허용하면서 상대적으로 경제적인 화장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김 씨는 자신의 봉안당을 미리 예약하지 못했다. 가장 가까운 추모공원에만 대기자가 100명이 넘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내 봉안시설은 지난 2005년 188개소에서 2010년 355개소로 증가했지만, 이후 지역주민 반발과 정부의 자연장 장려 정책에 따라 지난 2015년까지 25개소만 신규 설립됐다. 사실상 봉안시설이 더 늘어나지 못하고 있지만,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 중이다.

실제로 김 씨가 찾았던 경기도 파주의 한 추모공원 관계자는 “전국 인구의 절반이 수도권에 몰려 있으면서도 납골당은 지역 주민들의 반발로 새로 생기지 못하고 있다”며 “여기서 상담을 받다가도 자리가 없어 지방까지 내려가는 유가족들도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게다가 공설 장지는 연고자가 관내에 거주하더라도 당사자가 관외 소속일 경우 사용을 할 수가 없어 비싼 값을 내고 지방 사설 장지로 가는 경우가 요즘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안으로 자연장을 장려하고 있지만, 이용률은 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추모공원 관계자는 “추모공원 안에 수목장 등을 위한 공간을 마련했지만, 이용률은 3%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경제적인 면에서도 자연장이 낫지만, 매장에서 화장으로 변하는 동안에도 진통이 컸던 만큼 당분간은 화장률이 계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