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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절이 싫은 당신③] “장사도 안되는데 연휴?”…최악의 1월 보내는 자영업자
- 경기침체ㆍ김영란법ㆍ고물가 ‘3중고’
- 명절 가계 지출 확대에 매출은 곤두박질
- 월세ㆍ직원 월급 부담만 가중…폐업 급증할듯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설 연휴가 시작되면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더 깊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불항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일명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매출감소가 눈에 띄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실직소득은 역행하고 있는 가운데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3중고’에 시달리는 자영업자들에겐 명절이 달가울리 없다.

서울 종로에서 한우집을 운영하는 김모 사장은 “이래저래 장사도 안되는데 명절까지 1월에 끼여있다보니 수익은 고사하고 월세와 직원 월급 주기도 빠듯하다”고 하소연 한다.

자영업자들이 최악의 1월을 보내고 있다. 매출 감소로 인해 운영자금을 대출로 메꾸면서 결국 폐업하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

실제로 많은 자영업자들은 설연휴를 앞두고 매출이 급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신답동에서 과일가게를 하고 있는 박모 사장은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5만원 이상의 과일세트 메뉴의 판매가 지난해보다 70% 이상 줄었다”며 “고물가까지 겹쳐 가게를 찾는 사람이 뚝 끊겼다”고 말했다.

인천 석바위시장의 한 상인도 “지난해 추석까지만 해도 명절 차례음식을 장만하려는 사람들로 북적였지만 올해는 뚜렷하게 줄어들고 있다”며 “지출이 많아지다보니 차례 음식도 간소화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인천에서 낙지집을 운영하는 서모 사장은 “지난해 10월부터 서서히 매출이 줄어들더니 연말에는 예년에 비해 매출이 50% 이하로 줄어들었다”며 “월세와 직원들 월급을 대출로 메꾸고 있다”고 말했다. 서 사장은 “근처 다른 가게들도 매출이 줄어들면서 대출이나 일수로 연명하는 처지”라고 덧붙였다.

대략적으로나마 잡아볼 수 있는 통계로 한국은행의 금융안정보고서(지난해 12월)를 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자영업자 141만명이 받은 전체 대출 총액은 464조5000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사업자대출은 300조5000억원, 가계대출은 164조원이었다. 사업자대출은 말 그대로 사업을 위한 대출로 분류되고, 가계대출은 자영업자가 생활자금 목적으로 받은 대출을 의미한다.

이처럼 소비 심리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매출이 급감해 대출이나 일수로 연명하거나 폐업을 고려하는 자영업자들도 크게 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 12월 발표한 ‘자영업 현황분석’을 보면 관할 세무서에 등록해 사업활동을 하는 등록사업자는 479만개로 1년전보다 1만2000곳(0.2%) 감소했다.

자영업차들이 줄어들면서 일자리도 줄어들고 있다. 자영업자가 줄어들면서 등록사업자의 고용원 규모도 337만3000명에서 335만6000명으로 1만7000명(0.5%)가량 감소했다. 2015년 기준 고용원이 없는 고용주 단독사업자는 392만8000개로 전체 등록사업자의 82%를 차지했다. 다만 이는 2014년보다 3만3000개(0.8%) 줄어든 수치다. 

인파들로 북적였던 시내 중심가와 대학가에서도 자영업자 불퍄 신화가 무너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국세청이 최근 발표한 2016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2015년 폐업을 신고한 개인사업자는 73만8000명으로, 매일 2000명씩 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대학들이 몰려있는 서울 신촌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모 사장은 “불황을 타지 않던 대학가도 최근들어 매출 감소로 장사를 접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며 “대학가가 이 정도이면 골목상권들은 말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식부자재 유통을 하는 이모 사장은 “매출이 급감하면서 직원 월급주기도 힘들다”며 “직원들과 상의해 연휴도 설 당일만 쉬고 계속 일하기로 했지만 문제가 해결될지는 잘 모르겠다”고 한숨 내셨다.

박세환 기자/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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