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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세훈, 반기문 돕나…바른정당 내 반발 조짐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오세훈 바른정당 최고위원이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의 대선 행보를 돕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당내 반발 조짐이 감지된다.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31일 “바른정당이 반 전 총장에 매달리는 모습보다 보수 후보 단일화라는 대의 명분을 가져달라”고 지적했다.

일부 언론에서 지난 30일 오 최고위원과 권영세 전 의원이 각각 반 전 총장 캠프에서 선거대책위원장, 상황실장을 맡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반 전 총장 측은 즉각 부인했다. 반 전 총장 측은 “해당 보도가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오 최고위원과 권 전 의원이 정치 교체를 위해 반 전 총장을 돕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역할과 직위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혀 캠프 영입은 사실이라는 여지를 남겼다.



불씨는 즉각 바른정당으로 옮겨 붙었다. 지난 26일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공식 출마한 유 의원은 31일 바른정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바른정당이 창당하고 나서 더 떳떳하고 당당한 정치를 하기 위해 반 전 총장에 매달리는 모습보다 보수 후보 단일화라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그 분(반 전 총장)의 호응을 이끌어가는 자세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유 의원은 지난 30일 기자간담회에서는 “최고위원 되자마자 당 밖에 계신 분 캠프에 공식적인 직책을 맡는 건 바른정당 입장에서 수용이 힘들다”고 말한 바 있다.

유 의원은 또 “반 전 총장에 제안한 보수 후보 단일화에 대해 적극 호응해달라”며 “(반 전 총장이) 바른정당에 입당하든, 밖에 있든 결국 보수 후보 단일화로 갈 수 밖에 없는 대통령 선거가 될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 의원의 발언은 최근 김무성 바른정당 의원,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등 보수ㆍ진보를 넘나들며 ‘빅텐트’ 연대를 구상하고 있는 반 전 총장의 정체성 규정과 정당 거취 결정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래픽디자인=이은경/pony713@heraldcorp.com]


유 의원과 가까운 이혜훈 최고위원도 반 전 총장과 오 최고위원에 ‘직격타’를 날렸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반 전 총장이) 지금 막 기초공사를 하는 남의 집 주춧돌을 빼가려는 것을 보면 사정이 딱하긴 어지간히 딱한가 보다”라며 “아무리 그래도 사람 사는 세상에 금도가 있다. 당사자(오 최고위원)도 다른 사람에 거취를 맡기지 않고 본인이 깔끔히 정리하는 책임 있는 정치인의 모습을 보여달라”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의 ‘러브콜’을 받은 뒤 말을 아끼고 있는 오 최고위원이 반 전 총장 캠프 합류를 확정하면 즉각 겸직 문제가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오 전 최고위원은 지난 25일 “얼마 전 정병국 대표가 반 전 총장이 아직 출마 선언을 한 것도 아니고 사인이기 때문에 그렇게 되겠느냐고 인터뷰한 걸 봤다”며 사실상 겸직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입당하지 않은 무소속 대선 후보를 돕는 데 대한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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