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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위기‘의 반기문, 보수ㆍ제3지대와의 연대에 적신호
- 개헌추진협의체 제안, ‘선거전략용’ 역공 맞아
- 황교안ㆍ유승민ㆍ남경필과 경쟁…‘제3지대’ 연대 가능성은 희박


[헤럴드경제=이태형 기자]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개헌추진협의체를 제안하면서 제3지대 구축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나섰다. 그러나 제안에 대한 정치권의 즉각적인 반응은 싸늘하다. 지지율면에서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격차가 더 벌어진 가운데, 보수 진영의 대선주자와 경쟁하고 제3지대로부터도 외면을 받는 형국이어서 반 전 총장의 대권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반 전 총장은 전날 개헌추진협의체 구성을 제안했다. 개헌을 고리로 해서 보수까지 아우르는 제3지대 연대 의지를 표명했지만 이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사진=헤럴드DB]

인명진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개헌연대에 대해) 좋은 말씀이다. 필요하다. 그러나 저런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절차에 있어서 예의도 있는 것인데 저렇게 불쑥 기자회견해서 하겠다. 그게 예의가 되는 얘기인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새누리당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을 당 대선후보로 연일 띄우고 있다. 설 직후 탈당할 것으로 예상됐던 충청권 의원들마저 탈당을 보류한 상태다.

김무성 의원이 두 차례나 만나면서 반 전 총장 영입에 가장 적극적인 바른정당에서도 개헌연대에 미온적이다.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개헌연대 제안은 급물살을 탈 내용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며 “반 전 총장은 개헌연대를 제안하기보다 자신이 경선을 어디서 할 것인지를 빨리 선택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으로서는 개헌추진협의체까지 제안했지만 이를 위한 동력을 마련하지 못하면 결국 독자세력화의 길을 가거나 기존 정당 입당으로 운신의 폭이 좁아진다. 당장 범여권은 보수후보 천명을, 야권은 보수와의 단절을 압박하고 있다.

바른정당에 입당한다 하더라도 이미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유승민ㆍ남경필 의원과의 경선을 거쳐야 한다. 1일 세계일보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여권 대선후보 적합도에서 반 전 총장은 14.7%, 유승민 의원은 13.4%를 기록했다. 당내 기반이 없는 반 전 총장으로서는 필승을 장담할 수 없다.

반 전 총장이 1일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을 연쇄 방문하는 것도 범보수연합을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제3지대론과의 연대도 녹록지 않다. 제3지대론 논의를 주도하고 있는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반 전 총장에 대해 분명한 선긋기를 한 상태다.

박 대표는 반 전 총장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정치는 정체성과 지향하는 이념 및 목표가 같아야지 이질 분자가 같이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명한 선긋기를 한 바 있다.

제3지대 연대를 위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 역시 입장문을 통해 “협의체를 제안하면서 국정농단 세력인 새누리당을 제외하지 않는다는 것과 넓은 개헌이 아닌 권력구조만 바꾸자는 좁은 개헌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동의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 보여준 모호한 정체성만큼이나 개헌에 대한 진정성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보수 진영에 편입하더라도 당내 기반 없이 대선주자들과 경선을 치뤄야 하고, 애초 기치로 내걸었던 제3지대와의 연대는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와의 일전도 불사해야 하는 상황이다. 향후 진로를 놓고 반 전 총장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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