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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 토스카나는 어떻게 패션 메카가 됐나…사절단 방한 구애활동
[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예수가 태어나기 몇 십년 전, 로마 3두 정치의 중심인물인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aesar)는 경쟁자 폼페이우스의 도발을 참다 못해 북이탈리아에 거점을 둔 갈리아군단을 이끌고 로마 진격을 결심한다.

갈리아군단의 주둔지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주 피렌체였다. 그는 로마 진격을 결심하면서 ”주사위는 던져졌다“고 선언한다. 카이사르가 주사위를 던진 피렌체는 갈리아 군단 주둔시절 큰 도시로서 성장할 기회를 맞았지만 몇 세기 후 로마가 멸망하면서 1000년 안팎의 긴 어둠의 터널을 지난다.


피렌체의 부활은 뜻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어났다. 로마는 망해도 교황이 있는 로마대성당 등 성지는 남아있기에 순례객들이 끊이지 않았다. 피렌체가 밀라노~로마 780㎞순례길(Via fracegena)의 쉼터가 된 것이다. 가까이로는 프랑스 독일 슬로베니아, 멀리로는 영국 등지에서 출발하는 순례자도 많았는데, 피렌체에 도착할 무렵 처음 입고온 옷은 누더기가 된다.

때마침 토스카나 플라토 지역은 섬유 원료가 풍부했다. 근거리에 제조 인프라와 큰 시장이 형성되지 않았을 뿐, 유럽 전역에서 알아주는 원단들이다.

산업 생태계가 마련되지 않아 가난에 시달리던 피렌체 사람들이 옷을 만들어 순례자들에게 공급하기 시작한다. 원단이 좋기에 순례자들은 피렌체 옷을 갈아입은 뒤 입소문을 냈고, 피렌체 섬유는 대박을 맞는다. 유럽 중세 역사를 바꾼 르네상스의 자금줄이라고 할수 있는 메디치도 이같은 피렌체의 상공업 발전을 주도했던 가문이다.

경제적 부흥과 함께 유럽 최초의 길드을 만들어 독보적인 발전을 거듭했고, 세계 최초의 은행 ‘방꼬(금융상담용 널빤지 책상:Bank의 어원)’를 탄생시킨다. ‘카싸’는 피렌체 금고인데 캐시(현금)와 카지노의 어원이 된다. 로또도 피렌체가 고향이다.

‘돈방석’도시가 된 피렌체의 방꼬가 교황청 자금을 관리하면서 부정부패를 속속들이 꿰뚫었고 시민들 사이에 부패한 교회에 대한 환상이 깨졌다. 돈을 번 메디치 가문 등 상인시민계급이 권력을 장악한 최초의 도시가 된다. 경제력은 권위와 계급을 혁파하는 구실을 한다. 이탈리아 산업과 관광에는 이처럼 역사와 스토리가 풍부하다.

스테파노 치우포(Stefano Ciuoffo) 이탈리아 토스카나 주 생산-관광-경제부 장관이 대규모 섬유산업, 관광산업 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 르네상스의 밀알이 됐던 토스카나 의류,피혁,웰빙,관광,라이프스타일을 경험해 달라고 한국인을 향해 구애활동을 펼쳤다.

그는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이탈리아 상공회의소(ITCCK) 주최로 열린 토스카나 주의 관광과 패션, 라이프 스타일 설명회에서, 최근 이탈리아를 방문하는 한국인중 토스카나 방문자 비중이 8%에서 15%로 높아지고, 토스카나 주 패션제품이 한국 등 아시아에서 큰 성장세를 보인 점을 예로 들며 한국인에 대한 강한 애정을 표하기도 했다.

루이지 리파몬티 주한 이탈리아 대사관 경제 및 무역 자문역과 ‘비정상회담’의 알과장, 알베르토 몬디 주한 이탈리아 상의 이사 등이 치우포 장관 등 한국-이탈리아 관광패션 교류단을 환영했고, 치우포 장관 일행은 한국 산업계와 언론계에 겸손한 자세로 토스카나를 사랑해줄 것을 요청했다.

피렌체를 주도로 하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주는 이탈리아를 전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토스카나는 르네상스의 탄생지로 뛰어난 예술, 역사, 건축, 아름다운 자연풍경, 온천, 웰빙, 지역 상품, 음식, 와인, 쇼핑거리, 장인이 운영하는 작은 가게 등 레저 관광과 비즈니스 관광이 모두 가능한 지역으로 손꼽힌다. 


2012년부터 연 2회 개최되어 9회째를 맞이하는 ‘이탈리아 패션 인 서울’은 이탈리아 패션 협회 ‘엔테 모다 이탈리아(Ente Moda Italia, 이하 EMI)가 주최하고 이탈리아 무역공사(Italian Trade Agency)의 지원과 피플오브테이스트(People of Tastes, 이하 POT)의 협업으로, 오는 3일까지 소공동 웨스틴 조선 호텔 서울에서 개최된다.

지난해 보다 더 많은 이탈리아 51개 브랜드가 참가해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일 예정이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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