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전 총장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부 정치인의 구태의연하고 편협한 이기주의적 태도가 실망스러웠고 이들과 함께 길을 가는 건 무의미하다는 판단에 이르게 됐다”며 “제가 주도해 정치교체를 이루고 국가통합을 이루려 했던 순수한 뜻을 접겠다”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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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권구도는 반 전 총장이 사무총장직에 물러나기 전부터 문 전 대표와 반 전 총장의 양강구도로 이어졌다. 반 전 총장은 유엔 사무총장 임기 당시엔 문 전 대표를 앞선 형국이었지만, 퇴임하고 귀국한 이후부턴 문 전 대표가 1위를 차지하는 등 1, 2위를 오락가락하며 경쟁을 이어왔다.
반 전 총장이 이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현재로선 문 전 대표의 독주 체제가 형성됐다. 외견상으론 강력한 경쟁자가 사라진 형국이지만, 관건은 반 전 총장이 불출마하면서 명확한 지지자를 찾지 못한 보수 진영의 표심이다. 반 전 총장과의 구도에선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흐름이었으나, 반 전 총장의 불출마로 오히려 변수는 더 커졌다.
당장 보수 진영에선 유승민 바른정당 의원이나 남경필 경기도지사, 그리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등이 후보로 오르내린다. 반 전 총장 사퇴 이후 이들이 새롭게 보수진영을 대표할 후보로 떠오를 수 있다.
혹은, 보수 진영을 대표할만한 주자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으면, 역으로 범야권 후보 중에서 가장 보수층까지 확장할 수 있는 후보가 새롭게 부각될 수 있다. 보수진영의 표심을 흡수할 능력이 후보의 중요한 자질로 떠오를 수 있다는 의미다. 문 전 대표로선 어떤 식으로든 변수가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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