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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세로 뜬 싱글 라이프] “혼자라서 더 즐거운 여행”…당신은 동의하십니까
전체 여행객 20~30%는 혼행족
1인가구 비중 2035년엔 34%로
여행·호텔업계, 맞춤형 마케팅


“혼자 갔어?” 이제 이 말을 측은지심으로 건네는 시대는 지났다. 요즘 이 질문을 하고 난 뒤엔 이런 말이 따라 붙는다.

“와~, 좋았겠당” 또는 “캬~, 자유의 콧바람 제대로 흡입!”

몇몇은 “남친(또는 남편)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텐데…”라고 말해주지만, 이내 “아냐, 여행지의 감흥을 깨는 거추장스런 존재야”라는 반론이 붙는다.


여럿이 함께 할 때가 좋기도 하지만, 가끔은 혼자 있을 때 더 즐겁다. 격식과 형식, 표정과 눈빛에 구애받지 않고 그야말로 ‘자유’를 누릴 수 있다. “혼자 있는 때를 삼가라”고 했던 공자님도 혼자 거닐며, 상념-명상하는 것을 기꺼이 행하고, 혼자 글을 읽다 곶감, 감주로 간식을 즐겼을 것이다.

‘혼행’(혼자 여행레저를 즐김), ‘혼밥’, ‘혼술’을 당연시 여기는 풍속도는 1995년 12.7% 수준이던 1인 가구가 2015년 27.1%로 배 이상 늘고, 결혼을 하든 않든 독립적인 삶을 추구하는 2030세대가 증가한, 인구사회학적 특성의 변화와도 무관치 않다.

현재 1인가구 수가 2인가구와 함께 공동선두권을 달리는 가운데, 2035년에는 전체의 34%로 커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솔로 이코노미’ 대세론이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형성되고 있다.

3일 여행-호텔 업계에 따르면 전체 여행객 중 혼행족의 비중은 여행사별로 20~30% 수준이다.

인터파크투어의 지난해 국제선 항공권 판매(462만건) 중 혼행 비중은 31.6%였다. 여성 52.3%, 남성 47.7%로 여성상위이다. 30대(38%)와 20대(32.6%)가 70.6%이다. ‘패기의 마흔’ 40대에서 뒤늦게 나마 나를 위해 투자(For Me)하려는 ‘액티브 시니어’ 60대 까지의 연령층도 나홀로 여행자의 25% 안팎을 점유했다.

하나투어의 작년 ‘나홀로 항공권’ 구매자의 비중은 전체의 28.6%였다. 1인 항공권 구입자 수는 전년대비 27.7% 늘었다. 2014년엔 29.1%, 2015년엔 30.2%의 증가률을 보였다. 심지어 무리 속에서 뻘쭘할 수도 있는 ‘패키지’까지 나홀로 끼어든다. 지난해 하나투어 패키지로 떠난 혼행족 비중은 전체의 8.5%이다. 이는 3년전(4.2%)의 2배를 넘는다. 연도별 증가율은 2014년 52.5%, 2015년 73.4%, 2016년 26.0%였다.

모두투어 역시 모든 예약을 통틀어 20% 가량이 ‘혼행’족이라고 잠정집계했다. ‘나홀로 여행객’ 비중은 2012년 5% 수준이었으나 4년만에 4배로 커졌다고 한다. 혼행족의 행선지 1위는 일본 오사카였다.

이같은 세태속에서 ‘혼행’, ‘포미’,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족을 향한 업계의 구애도 적극적이다.

혼자 자는데 두명 방값을 내는 ‘싱글 차지’을 없애는가 하면, 싱글라이프에 적합한 여행지를 전략상품으로 내놓고 있다.

하나투어는 드라마 제목을 패러디한 ‘혼행남녀’라는 이름의 혼행족 기획전을 운영중이고, 공항-호텔간 픽업서비스, 현지 교통카드 및 유심칩 등 혼행족 맞춤 특전을 제공한다. 또 싱글 차지에 대해 무료 또는 지역별로 3만원부터 15만원까지 할인해준다.

인터파크투어도 ‘혼자라도 괜찮아’ 기획전을 진행 중이며, 유럽 패키지 상품에 한해 ‘100% 룸 조인 확정’을 보장한다. 즉 동성의 다른 혼행족과 같이 자면서 숙박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는 것이다.

국내 호텔 대부분은 혼행 패키지를 짜면서 싱글차지를 없애 객실이용료를 낮췄고, 대만 타이페이 포르테 오렌지, 홍콩 아이클럽 포트리스힐 등도 혼자 오면 둘이 오는 가격의 절반에 가까운 비용으로 방을 내준다.

업계 일각에서는 혼행족 만을 모은 소규모 패키지도 추진중이다.

혼행족의 증가와 함께 인기여행지의 판도가 바뀌었다. 가장 혼행족 덕을 본 나라는 가까운 일본이다. 이어 홍콩, 태국, 필리핀, 서유럽 순으로 혼행족이 많았다.

모두투어 원형진 팀장은 “1인가족 증가에 따라 혼행족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이고 부부가 함께 여행을 가도 각자의 개별 동선을 존중하는 경향이 나타날 정도로 개성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면서 “개별 자유여행의 인기와 맞물리면서 혼행족이 더욱 늘어나고, 연령대도 4050까지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함영훈 기자/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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