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현실을 바꾼 포켓몬GO ②] 몸은 서울 내 방 안, ‘포켓몬GO’ 게임 속에선 맨해튼?
- ‘Fake GPS’, ‘Fly GPS’ 등 GPS 조작앱 온라인상에서 성행
-“게임 생태계 망쳐” vs “소외 지역선 어쩔 수 없어” 의견 맞서기도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 서울 송파구에 사는 직장인 장승우(가명ㆍ32) 씨는 매일 같이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프랑스 파리 등으로 포켓몬을 잡으러 여행을 다닌다. 바로 장 씨는 ‘Fly GPS’라는 위치정보시스템(GPS) 조작 앱을 활용해 이 같은 여행을 하고 있는 것. 장 씨는 해당 앱을 활용해 자신의 집은 물론 직장 사무실 안에서도 해외 각지는 물론 국내 도처로 나가 희귀 포켓몬을 수집하고 있다. 장 씨는 “플레이어간 가상 대결 공간인 ‘체육관’에 들러보면 조작없이는 사냥할 수 없는 포켓몬들이 진을 치고 있는 상황이라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된 방법”이라며 “한번 이 방법을 쓰고나니 더 이상 밖에 나가 돌아다니는게 무슨 소용이 있나라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2. 서울 마포구에 사는 대학생 김수용(24) 씨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포켓몬고(GO)’를 삭제했다. 원래 게임 개발 취지에 맞게 집 주변과 서울 전역을 돌아다니며 포켓몬을 수집하고 강화했지만 ‘체육관’에서는 도저히 기를 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같은 게임을 즐기던 대학 동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GPS 조작 앱을 사용하고, 이를 통해 찾기 힘든 포켓몬을 수집해 나간다는 말을 듣고는 자신의 게임 방식에 대해 회의감이 들기 시작했다. 김 씨는 “주변에서도 같은 생각을 갖고 게임을 그만둔 사람들이 많다”며 “제대로 근절되지 않으면 게임에 대한 흥미도 반감되고, 많은 사용자들이 떠나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포켓몬고 GPS 조작’을 검색한 결과. GPS 조작 방법을 소개하고, 경험을 공유하는 수많은 글이 올라와 있다. [출처=네이버 검색]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타인을 이기겠다는 극단적인 경쟁심이 낳은 부정행위가 포켓몬고 생태계를 어지럽히고 있다. 이로 인해 일상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취미로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의 의지를 꺾어버리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7일 온라인상에는 포켓몬고 게임에서 GPS를 조작할 수 있는 방법을 문의하는 게임 사용자들의 글로 가득하다.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앱은 ‘Fake GPS’와 ‘Fly GPS’ 등으로 알려졌다.

개발사 측에서도 이 같은 부정행위에 대해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나이언틱 랩스 관계자는 “빈번하게 GPS를 조작한 플레이어의 계정을 영구 차단하겠다”고 발표한 뒤 단속에 나섰다.

하지만, 엄포에 비해 단속 결과가 신통찮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포켓몬고 GPS 조작앱 사용자인 직장인 송모(35) 씨는 “단속을 벌이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리지만 주변에서 실제로 이번 조치로 불이익을 본 경우를 보지 못했다”며 “이미 편법이 판치는 상황에 나홀로 아무 대응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게임속에서 도태되기 딱 좋은 태도”라고 주장했다.

일부 GPS 조작 사용자들 사이에선 게임 태생적으로 불공정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GPS 조작을 사용하는 것이란 방어 논리도 나오고 있다. 경북 안동에 살고 있다는 고등학생 권모(18) 군은 “지방에 살다보니 주변에 포켓스탑이 거의 없다. 현금지불을 하지 않으면 게임을 하지 말라는 소리와 동급”이라며 “서울, 부산 등 대도시 사람들과 비슷하게 게임을 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조작을 하게 됐다”고 자신의 상황을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틈타 가짜 앱을 판매하거나 해킹툴 등 악성파일이 들어간 파일을 GPS 조작앱으로 속여 온라인상에 배포하는 사람들로 인해 피해자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realbighead@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