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추울수록 맹위 구제역…한파 몰아칠 이번 주말이 고비
-기온 낮을수록 구제역 바이러스 활동력 강해져
-지자체들, 행사 취소ㆍ연기하며 움직임 최소화


[헤럴드경제=이현정 기자] 전국 곳곳에서 구제역 확산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주말에 닥칠 막바지 한파가 고비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 돼지 등 발굽이 두 갈래로 갈라진 동물에게만 발생하는 구제역 바이러스는 해당 동물의 배설물은 물론 차량이나 사람의 옷에 잠복해 있거나 사람의 재채기와 공기를 통해 동물에 전염될 정도로 전파력이 강한 급성전염병이다. 문제는 이 바이러스가 기온이 낮아질수록 전파력이 강해진다는 점이다. 


7일 오후 대전 대덕구 한 도축장 직판장 앞에서 소고기를 싣고 가던 한 상인이 방역 안내판을 옮기는 도축장 관계자 앞을 빠른 속도로 지나가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채찬희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는 “기온이 낮을수록 구제역 바이러스의 활동력이 좋아지고 생존기간이 길어진다”며 “기온이 계속 낮을 것으로 관측되는 오는 2~3주가 최대의 고비”라고 했다.

당장 내일인 9일부터 막바지 한파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고 전망되면서 구제역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은 “9일 오후부터 차가운 공기가 내려와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질 전망”이며 “금요일과 주말인 토요일에는 기온이 영하 10도까지 내려가는 등 강추위가 다시 몰려올 것”이라고 했다.

계속되는 영하의 날씨가 방역 효과를 떨어뜨린다는 점도 우려를 가중시키고 있다. 낮은 기온에서는 방역작업의 효과가 낮다는 것이 수의학계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채 교수는 “소독은 공기 중의 확산이 가장 잘되는 상온에서 효과가 가장 높다”며 “날씨가 추워 소독기가 얼어버리면 그만큼 소독 효과도 줄어든다”고 했다. 이어 “이럴 때는 오히려 소독보다 이동제한이 더 효과적”이라고 했다.

지자체에서는 구제역 확산 방지책의 일환으로 주말에 예정된 지역 행사를 취소하거나 연기하는 등 움직임을 최소화하고 있다.

이미 구제역 확진 판정이 내려진 충북 보은과 전북 정읍은 물론 충남, 광주, 울산 등은 오는 11일에 있을 정월대보름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일부는 시내 가축시장을 전면 폐쇄하고 축산인 교육 및 교류 행사도 모두 중단했다.

아직까지 구제역 의심신고가 없는 강원도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횡성, 철원, 삼척 등 강원도 지자체들은 예방차원에서 대부분의 지역 행사를 취소하고 마을별로 여는 행사도 자제토록 권고했다.

서울시의 경우, 휴원중인 서울대공원의 재개장 시기가 더욱 불투명해졌다. 서울대공원은 조류독감 여파로 12월 중순부터 임시 휴원한 채 방역 작업을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고 있다. 서울대공원 관계자는 “동물원 내부가 구제역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해서 개장을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전국적인 상황을 고려해 재개장 날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대공원은 지난 2014년 근방에서 구제역이 발생해 예방차원에서 문을 잠시 닫은 바 있다.

rene@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