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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리더스카페] 선, 영혼, 도덕 31가지 주제로 본 영미철학사
상투적인 철학개론서와 차별화

[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그동안 철학서는 대중들에게는 먼 영역이었다. 철학이 다루는 주제와 말이 어렵고 당장의 현실과 거리가 멀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대중적인 철학자들이 등장한 때문이기도 하지만 현실의 문제가 단순히 현실의 대책만으로 풀리는 건 아니라는 경험칙이 기본적인 윤리와 도덕에 대한 요구로 나타난 까닭이다.

로저 스쿠루턴 버킹엄대 교수의 ‘현대철학강의’(바다출판사)는 종래 철학자, 철학사 중심의 아카데미 중심에서 벗어나 누구나 한번쯤은 당도하게 되는 철학적 주제들을 비교적 쉽고 재미있게 다뤄 철학입문서로 그만이다. 저자가 다룬 논제들은 진리, 선, 존재, 영혼, 자유, 의미, 도덕, 생명 죽음 그리고 동일성, 시간과 공간 등 31가지로 세상의 웬만한 궁금증을 포괄한다.

[사진설명=현대 철학 강의/로저 스쿠르턴 지음, 주대중 옮김/바다출판사]

저자는 철학사의 흐름을 따라가거나 철학자 중심으로 전개하는 방식을 피하고 주제 중심으로 철학자들의 사유의 종과 횡을 펼쳐간다. 일례로 저자는 ‘죽음’이라는 주제에서 먼저 죽음과 인격 동일성 문제의 논점을 분석한 후, 죽음이 ‘나’의 종말은 아니라는 견해에 대한 루크레티우스와 흄의 반론을 살핀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라는 문제와 관련해서는 토머스 네이글과 비트겐슈타인의 주장을 제시하고 죽음의 부재야말로 두려운 것이라는 버나드 윌리엄스의 반론을 소개한다. 그리고 죽음이 합리적 선택일 수 있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덕 이론, 니체의 ‘적당한 때의 죽음’, 쇼펜하우어의 자살의 정당화, 하이데거의 ‘죽음을 향한 존재’이론으로 논의를 이어간다. 한가지 주제를 놓고 다양한 철학자들의 논의를 다각적으로 조명하는 방식이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만큼 다루는 주제가 일반 입문서들보다 폭이 넓고 일반 언어로 서술하려 한 점이 돋보인다.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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