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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자 다이제스트] 중국은 어떻게 서양을 읽어왔는가 外
▶중국은 어떻게 서양을 읽어왔는가(왕첸 지음, 홍성화 옮김, 글항아리)=현대중국을 대표하는 철학자 리쩌허우는 문화대혁명 때 하방(下放)돼 노동을 하는 사이에도 틈틈이 칸트철학 연구에 매진했던 인물이다. 칸트 책을 읽는게 들킬까 두려워 ‘순수이성비판’위에 몰래 ‘마오쩌둥 전집’을 펼쳐놓았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문화대혁명’이란 사상금제령으로 중국은 마르크스ㆍ엥겔스 사상만이 유일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은 것 같다. 일본에서 활동하고 있는 중국인 학자인 저자에 따르면 중국도 일본과 마찬가지로 서양사상을 반복적으로 흡수했다. 문화대혁명 초기를 제외하면 외국 철학이나 사상에 대한 연구가 단절된 적은 없었다. 이 시기 학계에선 청년 데리다가 헤겔 철학을 해체했던 논문도 소개됐을 정도다. 



▶졸혼시대(스기야마 유미코 지음, 장은주 옮김, 더퀘스트)=라이프트렌드가 우리보다 앞선 일본에서 화제가 된 ‘졸혼’(결혼을 졸업하다)개념을 처음 만들어낸 책. 저자인 스기야마 유미코의 자전적 경험에서 이 책은 시작됐다. 40대에 찾아온 남편과의 갈등으로 고민하던 중 딸의 권유로 남편과 따로 살기로 한 저자는 독립적인 결혼생활을 이어가며 다른 부부들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식에 관심을 갖게 된다. 중년부부의 위기를 졸혼으로 이겨낸 사례들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부부생활 보고서’이기도 하다. 졸혼은 ‘따로 또 같이’로 집약된다. 서로 간섭하지 않은 독립적인 생활을 하면서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방식이다. 여행도 각자, 취미나 활동도 따로 하면서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하며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지난해 네이버 검색순위 2위에 오를 만큼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졸혼은 100세 시대 가족개념과 라이프스타일의 변화와 맞물려 있다.

▶너무 일찍 어른이 될 필요는 없어! (제이슨 코데키 글ㆍ그림, 홍윤희 옮김, 트로이목마)=무기력하고 우울할 때읽으면 답답함이 가시게 된다. 일상을 얽매고 있는 존재하지도 않는 규칙깨기에 도전한 유쾌한 이야기와 고정관념 뒤집어 보기가 웃음을 짓게 한다. 일례로 레스토랑에서 누구나 금과옥조처럼 지키는 음식먹는 순서를 바꿔 디저트부터 먹으면 아떨까. 또 보암직도 하고 먹음직도 한 케이크나 쿠키를 만드는 대신 거들떠도 안 볼 못생긴 쿠키를 구워낸다면. 굳이 색칠할 때 선 밖으로 삐져나가지 않으려 애쓰며 칠할 필요가 있을까. 화려하고 비싼 웨딩드레스를 평소에 입는 것 등 저자가 제시한 규칙깨기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저자는 일상을 지배하는 실재하지 않는 이런 규칙이 ‘나잇값’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런 두려움을 ‘어른병’이라 지칭한다. 이 병은 만성적 멍청함, 삶의 활력, 재미의 상실이 주요 증상이다.

이윤미/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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